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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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를 초월하여 그 내용의 가치를 인정받는 문학이나 예술 콘텐츠를 말한다. 그런 고전들이 주로 다루는 다양한 주제들 중 사랑만큼이나 중요한 무게를 지니고,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 중 하나가 ‘분노’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프린스턴 대학교 출판부가 기획한 ‘현대 독자를 위한 고대의 지혜’ 시리즈 가운데 세네카가 분노에 관하여 남긴 문헌을 편집하여 출간한 것을 번역한 것이다. 분노에 대한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 사회에 더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라는 표현이 나올만큼, 사람들이 감정을 다스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회는 개인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킴으로써 더욱 시한폭탄 같은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먼저 우리가 가진 분노의 정체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묻는다. 우리의 관점을 이동시키고, 우리 정신의 크기를 확장함으로써 우리가 품고 있는 분노의 감정이 정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되돌아보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분노는 자기파괴적인 감정이다. 손해만 야기한다. 얻는 것은 하나도 없이 우리의 건강만 해친다. 세네카는 이것을 경험적으로도 파악하고 있었다. 복수라는 행위를 실행하는 데에서조차 분노는 해로운 요인으로 작용한다. 판단력과 분별력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분노의 유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자신이 직접 어떤 사실을 확인하지 않는 점을 꼽고 있다. 그리고 자기가 겪은 일에서조차 극히 주관적인 감정으로 판단을 할 때 일어나기도 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이 아닌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으로 감정이 유발될 때, 불필요한 분노는 힘을 얻는다. 또한 몸과 마음이 피곤할 때 우리는 절제하는 힘이 약화되고 따라서 주어진 상황에 쉽게 분노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다. 그리고 상대와 나의 입장이 그리 다르지 않음을, 즉 죄 없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도 분노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분노를 지연하는 것이 눈에 띈다. 시간을 가지고 분노의 대상이나 분노의 감정 자체를 가만히 살펴볼 때, 완화되거나 완전히 없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됨을 알려준다.







우리는 분노할 때 그 대상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입장이거나 상황이었음을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고, 이것은 평소에 훈련해야 되는 기술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자신이 해를 입은 것 같다는 생각과 부당하게 해를 입은 것 같다는 생각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분노를 해소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평온한 품성의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을 또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한다. 이는 분노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스토아 철학을 바탕으로 한 세네카의 분노에 대한 통찰은 분노에 휘감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실질적인 교훈과 적용의 방법을 제시한다.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그 안에 담긴 고대로부터 전해내려온 풍성한 삶의 철학과 지혜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고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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