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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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이 너무 강력하기에, 아직까지도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토대로 한 소년, 소녀의 성장기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 또 하나의 성장소설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트렌트 돌턴의 우주를 삼킨 소년’,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악조건 가득한, 희망이란 말이 어색한 마을에서 더욱 나은 삶을 꿈꾸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소년 엘리 벨은 친부와는 일찌감치 따로 살게 되었고, 어머니는 새로운 남자, 라일을 만났지만 약물에 중독되고 만다. 하지만 라일은 책임감이 있었던 남자였다. 곧 엘리의 어머니 프랜시스 벨은 그의 도움으로 약물 중독을 극복하게 되었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새로운 아버지와 엄마, 형과의 삶은 순순히 흘러가지 않는다. 라일과 프랜시스는 생계 수단으로 마약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안 엘리는 자신도 그 일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한다. 라일과 함께 주말마다 마약 운반일을 하게 된 엘리는 지금과는 다른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며 라일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라일은 엘리의 바람과는 별개로 새로운 삶을 위해 자기대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조직에 그 일이 발각되자 엘리의 가족은 파괴되고 만다. 라일은 죽고, 어머니는 감옥에, 형은 친아버지에게 보내진다. 하지만 엘리는 그런 혹독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도 베이비시터이자 멘토이며 친구인 할아버지, 왕년의 화려한 탈옥수 아서 슬리 할리데이로부터 삶을 대하는 자세와 지혜를 전수받고, 뜻밖에 친아버지와의 재회와 동거 과정에서 삶의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 롤러코스터 같던 그의 삶 속에서 엘리는 늘 기자에 대한 꿈을 항상 품고 있으면서 미래를 놓지 않는다.

 

 

 

 

 

 

작품 속 엘리와 그의 형 오거스트의 삶은 일반적인 청소년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고단하고 그렇기에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마약, 폭력, 갱단, 교도소, 약물중독, 학교 폭력 등의 이미지가 전면에 깔려 있는 작품 분위기가 독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성장소설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보편적인 교훈을 직접적으로 이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인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짓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작품 속 등장인물의 발언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감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현재 오스트레일리아가 어떤 사회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하나의 자료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약물 중독의 심각성, 마약 산업의 현주소, 삶을 궁지로 내모는 오늘날의 공허한 현대 사회의 맹점을 바라보게 한다. 다행히 주인공 소년은 독특한 캐릭터와 세상을 보는 독창적 관점, 선천적 재능으로 큰 위기를 이겨내고 꿈을 이뤄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대다수 많은 청소년들이 파도에 휩쓸리듯 꿈을 잃고 사는대로 생각하게 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성장소설이 현실의 청소년들에게 어떤 희망의 예시가 되기보다 점점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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