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지 3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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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비평 출판사에서 나온 춘추전국지 시리즈(3)는 중국 고대의 통일 왕조인 하··주 시대를 지나 권력의 중심이 흩어져 여러 제후국들이 각축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 500년의 과정을 거쳐 제4대 째의 통일왕조라고 할 수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 시황제의 진나라가 등장하기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시기는 중국의 정치, 문화, 사상 등 오늘날 중국의 모든 것을 이루는 것들의 기본이 세워진 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춘추전국지 3권에서는 춘추시대의 강국이었던 진()나라가 분열되면서 독립한 조(), (), () 3진의 등장으로 양상이 바뀐 시대적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적 지배형식의 변화다. 즉 봉건적 지배질서에서 국가의 군주가 직할하는 군현제도(郡縣制度)’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자백가의 뛰어난 인물들이 그 토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이리, 신불해, 오기, 상앙, 신도 등이 각자의 학문과 사상, 철학을 바탕으로 펼치는 현실 정치의 상황들이 주로 묘사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유학의 영향으로 많이 다뤄지지 않지만 병가나 법가, 도가의 이념을 바탕으로 꽤 성공적인 국가 운영을 이룬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어 현대 중국 정치의 근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어 유익하다.

 

춘추전국시대의 수많은 도전과 응전들이 빛을 발하고 있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상앙과 신불해다. ()나라 상앙은 중국사에서 손꼽히는 개혁가라고 할 수 있다. 엄격한 법 적용과 제도와 기구의 혁신으로 단기간에 진나라를 전국시대의 주요한 강대국으로 키워냈다. 다만 뒤를 받쳐준 진효공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처형당한다. 한편 신불해는 노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정치 철학을 구현하여 그가 재상으로 있던 17년 간 한 번도 외세의 위협에 노출된 적이 없다는 독특한 정치실험의 성과를 남겼다.

 

 

 

 

 

 

결국 진정한 의미에서 오늘의 중국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시황제의 진나라는, 춘추전국시대 500년의 혼돈 속에서 등장한 탁월한 군주들과, 그들의 중용과 후원을 바탕으로 한 제자백가들의 사상과 이론의 현실 정치에의 적용이 하나의 응축된 결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성취된 정치, 경제, 사회적 혁신들이 이후 수백 년 동안 답보 상태에 머무르며 더큰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중국 역사의 불운일 것이다. 서양과는 사뭇 다른 동양적인 정치와 경제 발전의 궤적을 발견할 수 있는 춘추전국지는 중국 역사 입문자에게 중국을 배우고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유익한 문헌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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