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을 쓴 세라 워터스는 1966년 영국 웨일스 출생으로, 영문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구상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소설로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끌림은 세라 워터스의 두 번째 소설로, 직설적인 선정성으로 화제를 일으킨 데뷔작에 비해 분위기가 다소 무겁긴 하지만 작품성에 있어서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만큼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과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퀴어 문학의 지평을 넓혀왔다는 점에서 그 의의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 시대인, 1870년대 영국의 여성 교도소와 영매 및 강신술의 세계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개인적인 아픔에 아버지를 여읜 충격에 상당한 신체적 시련을 겪은 듯한 주인공 마거릿 프라이어는 아버지 지인의 권유로 여성 교도소에 방문하여 새로운 경험을 통해 기분을 전환시켜 보려 한다. 이 교도소라는 공간은 매우 미로처럼 답답하고 어둡고 축축한 느낌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안에 있는 수감자들 뿐만 아니라, 여성 교도관들 역시 죄인과 다름없이 갇혀 있는 삶에 매여 있는 것처럼 표현된다. 예상과는 달리 교도소 내의 여성 수감자들의 상황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유독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셀리나 도스. 교도소 벽에 나 있는 좁은 창으로부터 겨우 들어오는 한 줄기 햇살에 의지하며 기도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녀로부터, 마거릿이 보기에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맞잡고 있던 손이 펴지면서 목격되는 빛나는 제비꽃의 모습을 통해, 마거릿은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후 교도소를 오가면서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게 되는데... 한편 이 소설은 셀리나 도스가 교도소에 수감되기 이전에 영매로서 일하다가 어떤 사망사건에 연루되어 죄인이 된 상황으로부터 시작된다. 시작 장면에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연달아 벌어지는데, 이것이 그것과 관련된다는 것은 소설 중반부에 이르러 밝혀진다.

 

 

 

 

 

 

이 소설은 셀리나 도스의 영매 시절에서부터 감옥에 들어오기까지, 그리고 마거릿 프라이어가 개인적 시련을 벗어나려 하는 과정에서 셀리나 도스를 만나 다시 폭풍 같은 인생의 행로에 말려들게 되는 과정이, 둘의 인생 여정이 번갈아 소개되는 방식 속에서 진행된다. 이때 셀리나 도스가 왜 어떤 부인의 죽음에 직접적인 피의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었는지 마거릿이 알아가는 과정은 흡사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은 긴장감도 준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가 퀴어 문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소개를 읽었고, 전작인 티핑 포인트가 과감한 성애 묘사로 화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그 차기작은 어떨지 궁금해하며 읽었는데, 동성애적인 은유나 묘사가 크게 부각된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거릿의 남동생의 부인인 헬렌이라는 여성과 과거에 깊은 관계였다가 지금은 가슴 시린 아픈 추억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몇 번 나오지만, 이 책은 점점 긴박해지는 사건의 진행과정 속 미묘한 감정의 흐름에 초점을 두고 감상한다면 더 흥미로운 독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