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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 4차 산업혁명과 간헐적 팬데믹 시대 ㅣ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이도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평점 :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권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인간이 기술을 기반으로 생명의 조작과 창조가 가능한 신의 지위를 얻게 되며,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한 매트릭스적 실존으로 탈바꿈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그리고 이 핵심에 디지털이 있음을 이야기했다. 1권에서 역사의 발전 단계에서 발견되고 정교해지는 인간 존재의 의미와 점점 진화하는 능력에 대해서, 그리고 이것이 인공지능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밝히고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자본주의와 연결하며 문제제기와 대안을 논하고 있었다면, 2권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포착하면서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2권에서는 먼저 구술시대와 문자시대를 지나 영상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우리의 모습이 진정 우리의 의지와 주관에 의해 생각되고 행해지고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어떤 맥락 위에서 우리의 삶이 규정되고 조종되고 있는지 통찰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아날로그 사회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디지털 사회의 민낯이다. 특히 디지털로 모든 가치교환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수단의 정점에 있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개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 뿐,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개인, 주체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기기를 통한 다양한 활동은 그 자체가 하나의 광맥 같은 역할을 한다. 온라인으로 기록되는 모든 행위가 모여 빅데이터를 이루는데, 이것이 거대 기업과 정부에 의해서 역으로 사용자들, 즉 국민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의 문제와 관련하여 생명 자체가 데이터의 처리 과정이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인데, 이들은 모든 것이 데이터로 환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간이 데이터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으로 계산되고 산출될 수 없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임을 피력한다. 디지털 시대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결국 아날로그 시대의 지사적 인간과 디지털 시대의 노마드적 삶을 종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어령 선생님의 ‘디지로그’라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저자는 장자의 호접몽과 영화 매트릭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가상과 실제의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가 되고 있음을 말한다. 과학이 점점 발달하고 있음에도 인간이 순수하게 객관적인 세계에서 살 수 없다고 한다. 인간은 가상과 실상, 원본과 복사본,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고뇌하고 방황하게 될 것이지만, 결국 이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실존을 모색해가는 인간 본연의 능력이 회복되어야 함을 말한다.
지금보다 더욱 초연결사회로 진화할 것을 예측하면서, 저자는 사물인터넷을 매개로 한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공유경제의 영역이 활성화될 것을 전망한다. 어쩌면 이윤 추구와 상품의 교환의 무의미해지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작동 불능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자본주의가 공유경제마저 삼켜 더욱 고도화된 자본주의로의 진화도 가능하다고 본다. 저자는 이와 같이 고도로 네트워크화된 사회에서 인간의 실존이 한낱 부품보다 못한 처지로 내몰릴 수 있음을, 그 부조리함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죽는다는 유한성이 도전받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온 생명의 순환, 한 생명의 죽음이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는 전이의 의미를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수십 억 년 동안 이어져온 순환의 고리를 단기간에 해치우려 하는 과학적 시도의 반자연적, 반생명적 행위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과 공진화를 인간이 과학이라는 도구로 개입하며 초래한 위험의 원인이 자본주의와 권력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이 권력과 자본의 카르텔에 시민들이 생명정치의 구현을 통해 적극적으로 저항해야 함을 피력한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