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팀 우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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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이미 거대 기술 기업의 통제 아래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고리즘 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느낌, 생각, 취향 등을 일정한 카테고리 안으로 흡수하여 행동까지 특정한 목적에 기여하도록 만든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책이 제기하고 있는 거대 기업의 독점적 지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거대 독점 기업의 형태를 적극 활용했던 나치의 사례였다. 당시 독일의 경제구조는 이 책에서 문제 삼은 기업의 독점 행태, 카르텔, 기업집중 전략 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데, 나치가 이 거대권력화된 기업들과 이해관계가 맞았던 것이다.

 

과도한 기업집중 전략은 독점의 혜택을 입은 기업과 이들을 뒤에서 밀어주던 정치 세력과의 결탁으로 경제생태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결국 경제 붕괴를 초래한다는 점을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최악의 사례가 바로 독일의 1930년대 기업집중 - 경제 붕괴 -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즉 특정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게 되면 이는 필연적으로 이익만을 위해 건강한 경제생태계를 파괴하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이는 사회불안정을 야기한다. 이것이 가장 극단적인 결과를 낳은 것이 바로 2차 세계대전이었던 것이다.

 

 

 

 

 

 

특정 기업이 국가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허락받을 때 가장 고약한 경우가 그 기업에 들어가는 국가의 지원금이 사용되는 형태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역사를 통해서도 알고 있지만 성장을 위한 것이든 구제를 위한 것이든 투입된 공적 자금이 온전히 공공의 혜택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거의 다 자기 돈처럼 쓰는 이상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을 국가가 특정 기업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제공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와 정치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거대화와 자본으로 인한 영향력 확대 및 권력화는 정치인들마저 굴복시키는 힘을 갖게 된다. 이른바 정경유착이 기업집중의 필연적 귀결인 것이다.

 

이 책은 또한 과도한 기업집중, 독점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등장한 반독점법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그 성공과 실패, 현황까지 아울러 보여준다. 이 단락에서 IBM의 반트러스트 소송을 통해 오늘날 가장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는 소프트웨어 산업생태계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도 눈에 띈다.

 

소수의 기업이 무한한 권력을 갖는 것을 막는 반독점법이 다시 활성화되어야 하며, 무분별한 합병과 시장 독점 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장이다. 왜냐하면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는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를 실현시키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의 취향이나 소비 행태를 조작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고도로 무시무시한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실감할 수 있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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