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물어봐 - 발칙하고 도도한 고양이의 인생 해결법
테레사 바바 지음, 마르게리타 트라발리아 그림, 김지연 옮김 / 별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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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삶은 보기보다 고달프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이미지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또 하나의 동반자이거나 달관한 존재를 상징하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대다수의 고양이의 삶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투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를 소재로 한 이런 류의 책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 없고,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고양이의 행동 양식을 그저 사람이 마음 편한 대로 받아들이기 좋게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고양이가 아니라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고양이들이 대체로 사람들을 피하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곧잘 낯선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접근한다든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그 간택의 순간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모양인 것이,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어 고양이에게 함부로 하는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 번씩 일어나는 고양이 학대 사건이 뉴스에서 크게 부각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보자. 고양이에게 물어봐는 아주 사랑스러운 책이다. 그리고 한 페이지의 그림과 그 옆 페이지에 많은 여백을 둔 짧은 한 문장의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데 부담이란 절대 있을 수 없는 책이다. 다르게 본다면 너무나 많은 이야기와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 깊은 속뜻을 지나쳐버려서 수박 겉핥기 식의 독서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위 3장의 모습처럼, 같은 이미지를 다른 메시지들로 풀어내는 경우들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책의 활용법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마음속에 있는 말, 고민하는 것, 질문거리 등을 떠올린 다음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라고. 거기에 고양이가 주는 답이 있을 거라고 한다. 포춘쿠키 같은 느낌도 든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리고 대충 중간쯤 되는 부분을 펼쳐보니 이런 답이 나온다. “일단 좀 먹고 생각하자고.” ? , 그래... 우선은 먹는 게 중요하겠지. 그리고 다시 다른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 선택한 길을 계속 가야 할까? 조금 더 신중한 마음으로 약간 뒤쪽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니 이런 답이 나온다. “끝은 알 수가 없지.” ... 오묘하다. 명쾌한 답고 있고, 알쏭달쏭한 답도 있는, 말 그대로 고양이만의 알 수 없는 특성을 닮은 책이다.

 

 

 

 

 

 

요는 이렇다. 이 책은 정독하는 책은 아니다. 곁에 두고 심심할 때, 가벼운 궁금증이 생길 때, 복잡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단순해지고 싶을 때 이 책을 이용하면 좋겠다. 한 번에 한 페이지의 답만 구하기보다는, 내 생각에는 한 세 번 정도 주사위를 굴려보는 느낌으로 각자 다른 페이지를 펼쳐보며 조합해서 답을 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의 고양이들은 귀여움에서 참혹함까지 그 삶의 모습이 천차만별이지만, 이 책의 고양이들은 사랑스럽고, 지혜로우며,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단순명쾌하다. 딱히 시비거는 것은 아니다. , 그리고 이 책은 선물하기에 참 좋을 것 같다. 연말연시 선물로 추천한다.

 

 

 

<요즘 같은 때에는 안타깝게도 정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이다. ㅎㅎ.>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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