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의 미래 “좋은 삶”
김인회 지음 / 준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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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윤리의 의미와 역할을 묻고 있다. 윤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고 지켜야 할 도리로 규정되어 있다. 좋은 말이지만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서, 개인의 상황에서 적용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다. 윤리라는 개념의 모호함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윤리는 강제성과 구체성이 없다. 그래서 적용이 힘들고, 자의적인 해석이 난무한다.

 

윤리를 주제로 한 이 책에서 저자는 윤리의 개념을 먼저 정의와 비교함으로써 윤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윤리는 보편적이고 정의는 특수적이다. 정의는 조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특징도 눈에 띈다. 윤리의 보편성으로 정의의 보편성을 유도하고 확장할 수 있다. 정의가 품고 있는 상대적 해석의 여지를 우리가 지금껏 도외시해왔던 윤리의 가치로 보완할 수 있다.

 

 

 

 

 

 

윤리는 세속적 세계와 영적 세계의 중간쯤에 있다. 윤리적인 삶의 영적인 삶의 출발점이다. 윤리가 좋은 삶을 지향한다고 할 때, 좋은 삶이란 영적으로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의미한다. 그런데 윤리는 개인적인 측면이 강하고, 집단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요즘 기업윤리나 조직윤리에 대한 말을 많이 하지만, 현상적경험적으로 그것이 맞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법과 제도로 산업에 대한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정의와 윤리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본중심 인간관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자본 중심 인간관은 이익이 최우선 가치이며, 모든 것을 경제적 관점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항상 정의와 공정, 공적 가치와 충돌하며 갈등을 일으킨다. 정의와 윤리는 상호보완적이다.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다. 바로 인간의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늘리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책에서 소개하는 서구의 대표적인 두 가지 윤리 사상인 공리주의와 칸트주의는 좋은 탐구의 도구가 된다.

 

윤리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규정하면서 공동체의 안정을 꾀한다. 윤리는 공동체, 사회적 가치를 지향한다. 비조직적비집단적인 것도 윤리의 한 속성이다. 그러나 인간은 개인으로서만 존재할 수 없으며 사회적 존재로서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윤리의 영역은 확장된다. 그것을 담당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다. 따라서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경제와 정치 권력의 확대는 정의와 윤리라는 다른 차원의 가치로 통제해야 건강한 사회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윤리와 자유주의의 충돌을 논하는 지점도 눈에 띈다. 반지성주의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는 세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사람들이 윤리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선뜻 그것에 모든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무리인 것도 이유가 있다. 윤리는 불편하다. 현대의 성공방정식에서 윤리는 배제된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법과 제도는 윤리와 도덕의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한다. 인간의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칙과 제한을 요구한다. 이런 사회는 더 나은 차원의 삶의 터전을 위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법과 제도를 물리적인 차원에서의 풍요를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하기를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가치, 빠른 속도에 치여 우리가 지키거나 혁신해야 할 판단 자체를 사치스러운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저울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한다. 전통사회의 틀을 벗어나 현대 사회에 어울리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윤리에 대한 재인식과 그 가치와 활용의 재정립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결과를 잘 담아내고 있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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