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인 7색, 배낭 메고 남미 - 창세기 묵상하며 여행하기 청소년! 7인 7색, 배낭 메고
강두용 외 지음 / 북트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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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 여행기로서는 준수하지만, 성경 묵상집으로서는 매우 아쉽다. 특히 QT식 성경 묵상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기 직전에 다행히 마무리 된 기독교 대안학교 청소년들의 남미 여행기다. 성경, 그중에서도 창세기를 묵상하며 여행한다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실제로 읽어보면 세세한 여행 과정의 묘사가 주를 이루고 성경 묵상은 그냥 생색만 낸 정도의 인상만 들었다.

 

이런 인상이 마무리 부분에 나오는, 여행을 총정리하는 성격의 학생들의 짧은 에세이나 인솔 교사의 에세이에서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고 새로운 것을 많이 알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좌충우돌 외국 여행기로서는 좋은 내용을 담았다고 할 수 있지만. 날마다 성경 묵상이라는 부제를 붙이는 것은 좀 무리수라고 생각되었다. 여행 과정의 묘사는 다른 여행기들과 크게 다른 특징이 없으므로 별로 언급할 것이 없다.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겪게 되는 돌발 상황, 뜻밖의 도움, 신나는 경험, 괴로운 경험, 느낀 점 등 일반적인 여행기의 구조를 띄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 그리고 특별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국 교회의 성경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기독교 가치를 바탕으로 한 대안학교마저도 청소년들에게 깊이 있는 성경 교육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를 확인한 것이었다. 이것은 내가 예전에 해외선교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주최한 교회측의 사람들이 보인 모습에서 실망을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이다. 이 책에도 보면 청소년들의 성경 묵상이 피상적인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이건 우리가 초등학교 때 오늘은 날이 맑았다. 책을 읽었다. 공부했다. 재미있게 놀았다. 즐거운 하루였다정도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여행 후의 약간 더 긴 에세이를 봐도 마찬가지다. 소감은 대체로 하나님과 더 가까워졌다. 하나님을 더 알게 되었다. 내가 성장했다.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외의 다른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그래서 어쩌란 말이지? 기독교적 세계관이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접점이 보이지 않는, 지금까지 한국 교회가 청소년들을 양육한 방식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를 넘어서는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수련회가 아니면 특별한 감동을 못느끼는 한국교회의 취약한 청소년 사역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다고밖에 볼 수 없다.

 

 

 

 

 

 

 

나는 이 책의 기획의도를 처음 보았을 때 기대가 상당히 컸다. 여행 가운데서 청소년들이 창세기를 어떻게 지지고 볶아놓았을까? 낯선 곳에서의 경험과 창세기의 세계관이 전해주는 특별한 관점이 그 아이들 안에서 어떻게 어우러져 독특한 결실을 맺었을까? 이런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창세기에 대한 무미건조한 독서에서 나오는 진부한 감상이 낯설고 불편한 그곳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을 뿐이다. 차라리 성경 묵상을 빼는 게 낫지 않았을까?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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