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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 -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패티 맥코드 지음, 허란.추가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평점 :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이 글을 쓰는 현재 기준으로 약 337조, 넷플릭스는 약 252조다. 애플과 아마존이 2,000조 전후이다. 넷플릭스가 인터넷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VD를 우편으로 대여하는 사업을 하다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 중심의 동영상 서비스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때 이들은 자신들의 사업 구조뿐만이 아니라, 사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이뤄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얼마만큼 언급되고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실감할 수 있다.
「파워풀」은 넷플릭스의 자체 기업문화 매뉴얼인 ‘자유와 책임의 문화 가이드(넷플릭스 컬처 데크)’의 내용이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직원들 스스로 힘을 가지고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직원들을 고용하여 그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최고의 지원이라는 것, 직원들 스스로가 진짜 주인 의식이나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자유와 책임을 부여한다는 것, 실제로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난 이 시도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 내부 구성원들의 소통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솔직함’과 ‘근거’,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비판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것(이것은 기업의 투명성이 최선의 가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솔직한 소통이 기업 내부 구성원 간의 신뢰를 높인다는 것, 비판이 질 낮은 비난이나 험담으로 흐르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게 하는 수준 높은 소통 혹은 건설적인 피드백 문화로 자리잡아 갔다는 것,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하나의 실천사항으로 만들었다는 것 등도 눈에 띄는 내용이었다.
이어서 데이터의 가치가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구성요소로서 사용되어야 의미가 있다는 것, 데이터를 올바로 읽는 능력만큼이나 그것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직관도 중요하다는 것, 활발한 공개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직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실질적으로 배우게 하고 판단력을 키우고 전략적으로 사고하게 하고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러한 문화가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딱 맞아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행복은 급여나 복지가 아니라 재능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다는 것 등도 넷플릭스가 지금의 자리에 있도록 만든 요인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유와 책임을 부여한다는 것의 구체적인 내용 가운데 말단 직원까지도 회사가 하는 일과 현재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며, 회사의 실적 및 손익 정보에 대한 부분까지 알려주어야, 즉 모든 구성원들이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비로소 팀의 일원으로서 온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또 ‘솔직함’을 모델화한 사례로서 ‘시작해라, 그만해라, 계속해라 운동’이 흥미로웠다. 솔직함을 습관화하기 위하여 팀회의에서 반드시 동료에게 시작해야 할 것 한 가지, 그만해야 할 것 한 가지, 잘하고 있고 계속해야 할 것 한 가지씩을 말하게 했다고 한다. 서로에 대한 비판이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기 위해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고 실천되었다고 하는데, 직급에 관계없이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이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목소리를 내어 말하게 하는 것, 구체적인 의견과 입장을 취하게 함으로써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역량을 모두 끌어내려는 넷플릭스의 노력이 이제는 한국에서도 제법 어필하고 있는 모양이다. 책 후반부 ‘옮긴이의 글’에서 넷플릭스에 관한 국내 기업인들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는데,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벗어나 ‘플랫폼 경제’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넷플릭스가 보여준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서 모든 불필요한 절차나 과정, 구조를 최대한 배제하고, 필수적이고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는 넷플릭스의 행보는, 비단 사업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요즘 같은 시대에 무엇이 진정으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게 하는지에 대한 통찰과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