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모든 역사 - 빅뱅, 호모 사피엔스, 피라미드, 전쟁… 그리고 일일이 언급하기에 너무 많은 것들
크리스토퍼 로이드 지음, 앤디 포쇼 그림, 곽영직 옮김 / 북스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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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그야말로 모든 역사(Absolutely Everything!)라는 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려 했고, 지면의 제한을 고려하여 주로 자연과 인류의 역사 흐름을 핵심적인 사건 위주로 최대한 연결성을 갖게 하면서 서술하고 있다. 모든 지식이 담긴 한 권의 책? 저자는 이런 종류의 책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공부하고 썼다고 밝히고 있는데, 사실 책을 좀 읽는 독자라면, 당장 책 제목만 보고서도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나 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의 빅 히스토리(Big History)’, 하다못해 유발 하리리의 사피엔스(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같은 책들이 비슷한 주제로 대중적 사랑을 받았고 또 괜찮은 지구-인류 요약 역사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책은 사실 지금 많이 나오고 있다. 대중적인 인문학이나 교양 분야의 책들이 수요가 좀 있어서인지, 많은 출판사들이 비슷한 잘 정리된 종합적 지식으로 지적 만족감을 주는 책이라는 기획 의도가 보이는 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인문교양 일반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모든 역사가 비슷한 다른 수많은 책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느냐를 봐야 한다. 첫째, 핵심적인 내용을 빠트리지 않도록 신경 썼으면서도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문장을 쉽게 하였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친근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을 갖게 하는 책 디자인과 일러스트 등이 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중국-인도 위주이기는 하나 동양의 역사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세계사는 서구의 관점과 사건 위주로 전 인류의 역사를 재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최근에 나온 만큼 동서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꽤 신경을 쓴 듯한 흔적이 있다.

 

 

 

 

 

 

초기 우주와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와 원시인류를 다룬 부분은 당대의 자료가 남아 있기 어려운 만큼 텍스트를 보충하는 이미지 자료가 일러스트 위주로 되어 있고, 후반부로 갈수록, 다시 말해 역사 시대 이후의 자료들은 사진이나 좀 더 섬세한 그림자료 등이 남아 있어 시각적으로 더 풍성한 느낌을 준다. 적절한 도표와 인포그래픽 사용으로 정보의 전달성을 높여주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책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지구의 기후가 전반적으로 추웠다가 더워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고, 지질학적으로는 통합과 분열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큰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온건한 기후에서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풍요롭고 비교적 평화로웠지만, 혹독한 기후로 접어들 때는 항상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갈등과 투쟁이 일어났다. 그렇게 오늘까지 생존한 많은 개체들 중에서 전혀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종이 부각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인류다. 지금까지 자연의 주도 아래 지구와 생명체의 운명이 결정되었다면, 이제는 인간이 역으로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과연 인간에게 그럴 권리가 있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것도 이 책이 던진 메시지 중 하나였다.

 

 

 

 

 

 

 

저자는 이 책이 세상의 모든 지식으로 들어가는 문 역할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 안에서 독자가 세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하며 새로운 답을 구하는 즐거움을 오래도록 맛 보는 방법을 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책과 궁합이 맞는 독자들이라면 의문-질문--다시 의문-질문-…… 이라는 상승반복의 시스템 속에서 지식과 지혜가 삶에 녹아드는 경험의 문을 이 책을 통해 열 수도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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