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 모나리자부터 몽유도원도까지 마음을 뒤흔든 세계적 명화를 읽다
전준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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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사전적 정의는 시대를 초월하여 높이 평가되거나 널리 읽히는 예술작품으로 정리할 수 있다. 고전이 고전일 수 있는 이유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재해석되어 계속해서 생명을 유지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이나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사랑받거나 논란이 되어온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뛰어난 그림이나 조각품들을 통해서도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의미를 찾거나 순수한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기뻐하곤 한다.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는 미술 입문자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북의 역할을 한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전문적인 미술 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교양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의문과 이해의 영역 안에서, 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알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근성에 따라 주로 그림 작품들이 다뤄지고 있고, 조각품은 얼마 나오지 않는데,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조반니 로렌초 베르니니의 성 테레사의 법열이라는 작품이었다. 조각하기 좋은 재료인 대리석이라지만, 돌로 어떻게 저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했을까? 이것이야말로 악마의 재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중에서 모나리자의 가치가 우리 돈으로 40조원에 이른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예술 본연의 가치보다, 투자 대상으로서의 가치가 더 많이 거론되는 미술계의 현실이 적나라하면서도 극단적인 지점까지 왔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원근법에도 색채 원근법, 공기 원근법 등 세부적으로 다양한 기법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더불어 우리 미술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동양화라는 용어가 일제강점기의 문화 말살 정책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정보였다.

 

 

 

 

 

 

그림이 글보다 좋은 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바로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은 시간이 필요하고 문학은 원문의 장벽, 혹은 번역이라는 채로 걸러진 작업물을 봐야 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를 건너가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인류 최초의 예술이 회화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일차원적인 감상을 넘어 조금 더 의미 있는 예술 작품 향유를 위해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는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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