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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 데이 원 - 위기 때 더 강한 아마존 초격차 시스템
램 차란.줄리아 양 지음, 고영훈 옮김, 박남규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7월
평점 :
아마 이 책의 제목이나 내용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단어가 ‘초심’일 것이며, 문장으로는 ‘초심을 잃지 말자’, ‘초심으로 돌아가자’ 같은 표현일 것이다. 아마존의 경영 이념과 목표,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기업가 정신은 바로 이 ‘초심’과 관련한 자세를 극한까지 밀고 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혁신적 경영 시스템의 구현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표현으로는 'Day 1'. Day 2를 허용하는 순간 모든 것이 몰락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달려온 26년이란 시간은 그들을 최고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만들었으며, 여전히 스타트업 정신을 가진 대기업의 모습을 유지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동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마존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고객 집착’ 정신은 사실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해야 하는 당연한 자세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 초기의 성공으로 공룡이 되었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자체적으로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고객의 신뢰를 잃어 무너지는 경우를 우리는 지난 비즈니스 역사를 통해 많이 목격해 왔다.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의 임직원들은 이것과 반대되는 길을 걸으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하나의 자체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온라인 상점으로 시작한 초기부터 제프 베조스는 단순히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뛰어넘는 거대한 아마존 제국을 꿈꿔왔던 것 같다. 결국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플랫폼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이라는 요소보다 ‘협력’과 ‘상생’이라는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경영 전략을 취했다. 이를 위해 자기들의 중요한 핵심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기술 정보를 자기들의 생태계에 들어온 중소업체들과 공유하고 세심히 점검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였다.
인재를 영입하고 오래도록 함께 하기 위해 애초에 높은 기준을 설정했고, 인재영입 노하우가 쌓이면서 더욱 그 기준을 높이는 아마존의 인사 정책도 눈에 띈다. 어설프게 채용해서 고생하느니 애초에 높은 기준에 부합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아마존의 노력은 초창기부터 여전히 함께 해온 임직원들의 존재나, 기존의 기업 문화, 권위주의, 관료주의를 기피하는 신세대의 뛰어난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것은 물론, 가시적인 기업의 성과로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당장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보상 심리를 채워주는 임금 정책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끊임없는 고객 집착으로 유치한 엄청난 수의 아마존 이용자들은 곧 아마존의 자산과 다름이 없다. 아마존은 더욱 성장하기 위해 이 자산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시간과 돈,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다. 실패하면 개선점을 찾아 더욱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새로운 고객 경험을 계속 제공하면서 더욱 아마존 이용자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사실 아마존이 말하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위한 노력들은 결국 시장에서 자신들의 점유율과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지극히 상업적인 선택이다. 제프 베조스와 그의 사람들은 지속적인 열정과 노력으로 사람들의 미래 니즈를 파악한다고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필요한 것처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야 더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인간 본성의 취약한 부분을 집요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면서 막대한 문화적, 경제적 성취를 이뤄왔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문화로,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도 하니 약과 독이 함께 매력적으로 제시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Day 1 정신에서 배워야 할 것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시대의 트렌드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단한 아마존도 미국 내 점유율이 4%,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라고 한다. 그들은 여전히 방심하지 않고 줄기차게 앞으로 나아갈 동기부여를 스스로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꼭 하나 취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치지 않는 자기 강화 메커니즘의 방법론이 아닐까 싶다. 저자 역시 권하기를, 아마존을 흉내내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나름대로 적용해보고 자신의 상황을 개선해나가라는 것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