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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 - 일상 생활 속 숨은 미적분 찾기
류치 지음, 이지수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의 추천사나 서문을 보면, 수학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수학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거의 장담하듯 말하고 있는데, 솔직히 그렇게까지 수월하게 내용이 술술 흡수되지는 않았다.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면서 앞에 배운 내용과 새로 배운 내용을 결합시켜 지식을 증대시키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아무리 쉽고 재미있게 썼다고 해도 한 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수학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숙지한 것은, 미분은 움직이는 물체의 변화 혹은 어떤 양이 변하는 속도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는 것, 그리고 적분은 그러한 변화의 크기를 계산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적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함수의 개념을 알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함수라 하면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좌절하기 시작하는 포인트이기도 한데,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미 집합 단계에서 교환법칙, 분배법칙 따위를 식으로 풀어놓는 교과서의 페이지들만 봐도 머리가 아프고 왜 해야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손을 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한 계산은 할 수 없더라도 함수가 어떤 개념과 정의를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 하겠다.

17세기 이전까지 사람들은 대부분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연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변화하는 힘에 대한 작용은 물리학자들이 가장 고민했던 문제였다. 그런 과정에서 발명된 것이 미적분이었다. 즉 미적분은 물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명되었으며, 이것이 더 기초적인 학문인 수학까지 아우르며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마침 EBS에서 예전에 방영되었던 ‘문명과 수학’이라는 프로그램이 재방송되고 있었는데, 이 책의 내용과 맞물리는 미적분 관련 내용이 나와서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미적분은 독일의 라이프니츠와 영국의 뉴턴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으로는 뉴턴이 발명한 것으로 판정되었지만, 후대의 사람들은 라이프니츠가 만든 미적분의 기호나 명칭이 이해하고 활용하기에 더 적합하여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수학을 공부하는 가장 큰 의미는 수학적 지식을 쌓는 것보다 수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논리적 사고 방법의 습득, 즉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에 있다. 세상에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다 아름다운 이론이나 정교한 공식처럼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적으로 대처했을 때보다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쌓이는 경험의 질이 현저하게 높아지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수학 공부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