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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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초판 1쇄는 201645, 5쇄는 17220일에 나왔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사스(다른 나라의 피해를 목격)와 신종플루, 메르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겪고 난 이후였다. 이번 2판은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라 내용이 보강되어 다시 나온 듯한데,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접하기만 했던 바이러스와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초지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난 인물이 있다. 생존전문가로 유명한 베어 그릴스라는 사람이다. 왜 이 사람이 생각났냐 하면 그는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언젠가 그가 나온 프로그램에서 생존을 위해 박쥐를 사냥해 먹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쇼크를 읽고 나서 그 모습이 참 위험천만한 장면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베어 그릴스와 제작진이 박쥐가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는 바이러스의 주된 자연숙주라는 사실을 몰랐을리는 없었겠지만 말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전염병으로 인해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음이 공식화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온갖 유언비어와 잘못된 정보, 그에 따른 부적절한 반응과 대처는 사회를 더욱 혼란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바른 판단을 하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주기적으로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이 지역적 혹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이 근본 원인을 파고들어가보면 역시 인류의 탐욕이 가장 큰 요인임을 알 수 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야생 생태계를 지속저으로 파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과 인간의 접촉이 빈번하고 밀접하게 반복되면서 야생에서 존재하고 있던 바이러스가 변이 과정을 거쳐 인간으로 전파된 것이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한 생명체이므로, 그들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서식 환경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걸려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 중 하나는 바이러스도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공격적이거나 소심하거나, 조화를 추구하는 등의 특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숙주와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인데, 그 최적의 개체 중 하나가 박쥐라고 한다.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나타나는 이면에는, 이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 인간을 숙주로 삼아 공존하기 위한 바이러스의 시도가 빚어낸 적응 과정의 의미가 있기도 한 것이다.

 

동물에게 있던 바이러스는 인류가 농경생활에 정착하면서 인간에게 옮겨오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알려진 전염병으로 인한 대재앙은 1918년의 스페인 독감처럼, 그 정체를 잘 모를 때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벌어진 참사였다. 이후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바이러스의 존재가 규명되고, 인간에게 옮겨와 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추정하거나 밝힐 수 있는 데까지 이르렀지만, 현대에 와서도 바이러스가 가진 다양성과 변이라는 자체진화적 능력 때문에 여전히 선제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인간의 삶을 이루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등이 악영향을 받는 데 있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세계적 파급력, 아니 파괴력을 지금 이 시간 실제로 목격하면서 인간이 얼마나 오만했으며 취약한 존재인지를 절감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나는 인류가 이제는 새로운 경제관과 가치관을 요구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인간의 탐욕적인 본성에 기반한 경제와 사회 체제로는 더 이상 인류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점점 더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쇼크는 바이러스에 대한 교양지식을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유익은 단순히 기초지식을 습득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심히 읽어보면,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 해결책이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되는지를 성찰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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