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역사 속 28가지 스캔들 테마로 읽는 역사 3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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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머리말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 중에 많은 것들이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실과는 다른 형태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것은 주로 경제적으로 이익을 주는 대상들을 위한 왜곡을 말하며, 집단의 이익이라 하면 경제적인 이익과 더불어 정통성이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된 국가나 단체, 가문이 영향력을 행사해서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반영된 경우를 말할 수 있겠다.

 

사실과 허구, 날조가 뒤섞인 문화와 역사적인 맥락 위에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우리 삶에 큰 지장이 없기에 무관심하게 흘러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일본과 관련해서 엄청나게 흥분하고 들썩이기는 하지만 정작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동북공정 같은 프로젝트에는 국가적으로나 학계 차원에서 당당하게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역사는 정말 힘의 논리에 의해서 그 이야기를 축적해가고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객관적인 시선이다. 감정이 깃들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사실을 확인하고 다른 사실을 주장하는 자료들과 비교하고 검토하고 논의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료를 후손들에게 남겨주는 것이 진정한 민족사랑이요 나라사랑이 아닐까?

 

여기 미스터리 세계사라는 다소 의구심?이 드는 제목의 책이 있다. 어쩐지 가벼운 흥밋거리 위주의 역사의 뒷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을 것만 같은 제목의 이 책은 뜻밖의 보물이다. 차분한 어조로 다양한 자료와 학자들의 의견과 주장,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한 사실 확인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들의 실상을 알려준다. 전체적으로 개별 내용들보다는 저자가 이 책의 내용을 서술해가는 방식이 돋보였다.

 

잔다르크 이야기는 전부터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보충설명을 듣는 느낌이었다. 일본의 전통문화(?)인줄 알았던 닌자가 실은 서구세계에서 만들어진, 게다가 역사도 짧은 창작물 같은 것이라는 사실! 동방견문록의 허구성과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발을 내딛은 외부세계의 진짜 주인공이 콜럼버스도, 베스푸치도 아니라는 사실! 제정신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정말 광인에 가까웠던, 비운이라 하기에는 정말 기괴한 모차르트의 삶의 행적들! 서프라이즈에서나 볼 법한 내용과 자기들의 이익과 명분을 위해서 끊임없이 다투었던 결과물들로서의 역사라는 이름의 내용들이 가득한 책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진행형으로서 언젠가 다시 새로운 사실로 뒤집어질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 자기의 의견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다양하고 편리하고 개인적 접근성이 좋은 직접적이고 개방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변화된 환경만큼이나 혼탁하다. 존중과 배려가 없다. ‘아니면 말고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목소리를 내기에 편한 만큼 그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과정에 더욱 많은 고민과, 품위 있게 전달할 수 있는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터리 세계사를 읽어보면 왜곡되거나 날조되거나 편향된 사실을 바로잡는 시도에 있어서도 품위가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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