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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수업 - 수천 년의 지혜가 담긴 위대한 가르침
마빈 토케이어 지음, 이재연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1월
평점 :
탈무드의 특징은 내용과 그 내용 해석의 유연성과 확장성에 있다. 탈무드는 그 원류를 구약성경, 특히 모세오경에 두고 있는데, 기존의 성경이 신의 말씀, 즉 신적인 권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더하거나 뺄 수 없다는 사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유대인들의 탈무드는 매우 이채로운 성격을 갖는 것이 된다. 그래서 탈무드는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독립적인 유대인들의 문화유산으로 볼 필요가 있다. 성경에 대한 교훈과 일차적인 해석 등이 존재하고, 그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끝없는 토론과 논쟁, 철학과 일상에의 적용 등이 지금의 탈무드를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해서 새로운 해석과 적용, 내용의 확장을 이뤄내는 것으로 보인다.
책 속에는 탈무드의 기원과 함께 역사적으로 많은 시련을 겪어온 것을 언급하고 있다. 13세기에는 기독교도에 의하여 몰수되고 불태워진 것, 16세기에는 로마에서 모든 탈무드가 압수되어 불태워지기도 했다고 한다. 또 16세기에는 가톨릭 교회가 검열을 통해 탈무드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삭제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리둥절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내용이 중간에 끊긴 것 같거나, 왜 이게 탈무드에서 다뤄지고 있을까 싶은 내용들이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탈무드를 읽을 때 중간에 문맥이 끊어지거나 내용이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아마 그런 이유에서 나도 기묘한 감상을 가졌던 것 같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숭배하는 가장 최대의 행위가 공부하는 행위에 있다고 믿는다. 그 자체를 종교적인 의식 내지 행위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유대인들의 자세가 오늘날 20권, 12,000페이지에 달하는 지혜의 책을 남겼으며, 이는 유대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방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편집한 저자 마빈 토케이어는 책을 통해 탈무드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읽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고 지혜로 발전하려면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머리를 써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통해 진정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탈무드의 또 하나의 특징이 발견된다. 바로 사람과 책이 함께 성장해간다는 것이다. 유대사회는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그들의 민족성과 유대감, 애국심, 우수성을 발전시켜 온 것이다.
비록 유대인은 아니지만, 유대인들이 어떻게 오늘날 세계에서 남들과 다른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또 그런 그들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번에 ‘탐나는책’ 출판사에서 출간된 ‘유대인 수업’은 첫걸음을 떼는 데 적절한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