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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성장 보고서 - 어른들이 꼭 알아야 할 대한민국 평균 초등생들의 진짜 솔직한 이야기
EBS 초등성장보고서 제작팀 지음, 조선미 감수 / 지식채널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EBS 교육 프로젝트 “초등 성장 보고서”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우연히 TV에서 초등성장보고서 제5부 ‘부모가 멀어진다. 초등 6학년’ 편을 보고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요즘 중2병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부모들은 중2아이들과 마찰이 많다. 사춘기에 접어든 6학년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친구가 발표를 하는데도 듣지 않는 아이들처럼 부모와 아이는 서로의 말을 듣지 않고 상처만 주고받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은 부모님이 나를 다 안다고 착각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초등성장보고서 제5부의 결론은 부모가 대화를 통해 아이가 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아이의 마음이 보일 것이고 마음을 알아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는 부모에게 다시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EBS에서 했던 다큐프라임처럼 초등성장보고서가 책으로 나오길 기다렸다. 사실 동영상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급하게 찾아보아야 할 부분이 생기거나 동영상을 볼 수 없는 상황, 또는 더 알게 된 점이나 실천해보고 싶은 부분을 메모해 놓을 때는 책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초등 성장 보고서는 제1장. 마음 속의 나-초등 13세 사춘기의 공격, 제2장 학교 안의 나-존재감에 울고 웃는 아이들, 제3장 가족안의 나-13세, 부모와 점점 멀어지는 나이, 제4장-학습 안의 나-공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제5장. 놀이 속의 나-놀지 못하는 아이들, 놀고 싶은 아이들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5학년인 우리반 아이들의 상황과 가장 관계가 깊은 2장, 4장이 특히 더 공감이 가서 다시 한번 더 읽어보았다.
교실에 있다 보면 “쟤는 존재감이 없어.” “쟤는 관종이야.”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아이들은 존재감이 없거나 친구들의 관심을 끌려고 어떤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나는 보통 고학년이 되면 혼자있고 싶어하고 주목받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은 달랐다.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어른들에겐 학교가 공부하는 곳이라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교실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친구들을 웃기거나 아니면 남들과는 다른 재주를 익혀 자기의 존재감을 높이려고 애쓴다.
책에선 ‘존재감’이란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며, 사람들로부터 내가 의미있고 중요한 사람으로 인식되면 그런 것들이 긍정적 자아존중감으로 연결되면서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아이들의 삶에 굉장히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선생님의 영향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교사가 무조건 꾸중만 하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존재감에 대해 ‘나는 필요없는 사람, 의미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교사가 매일 모든 학생 호명하고, 부드러운 청유형 말투를 사용하며 학생의 작은 행동에도 칭찬과 격려를 한다면 이런 노력들이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인 관심과 존중으로 느껴진다고 하니 2학기에는 꼭 실천해서 아이들의 존재감을 높여주고 싶다.
그리고, ‘4장-공부 못해서 죄송합니다.’편은 부진아 지도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특히 공감이 많이 갔다. 부진학생을 3월부터 매일 가르쳤다. 몇 개월이 흘러 기말고사를 쳤다. 지도했던 아이의 성적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반복해서 풀었던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는 다 맞추어서 칭찬해주었는데, 아이가 원했던 점수는 아니었나보다. 아이가 ‘시험 못 쳐서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공부는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 말했지만 아이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나보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다.
초등성장보고서 4장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내게 공부는 (지옥, 협박)이라고 쓰는 아이들. 부모의 기대 때문에 아이는 부담이 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시험을 못 봤을 때 가장 걱정 되는 것이 부모님의 꾸지람이라고 한다. 아이와 부모의 공부에 대한 생각도 아주 많은 차이가 났다. 아이들은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부모들은 100점을 맞거나 남들보다 더 잘하려면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가 남들보다 더 나아가기 위해 학원으로 내몬다. 부모가 신뢰하는 선행학습이 실제로는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도전정신을 잃게 만들었고,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도 나쁘게 만들고 있다. 불필요한 선행학습보다 스스로 공부에 재미를 갖고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하다. 공부를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아이들에게 공부가 재미있고 해보고 싶은 것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초등성장보고서는 어른들이 모르는 아이에 대한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 아이가 하는 행동때문에 힘들거나 아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보고 싶은 부모님, 선생님이 있다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