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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게 최고야 - 속마음을 잘 표현하게 도와주는 책 ㅣ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22
홍은경 지음, 안경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힘센 게 최고야’
한욱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한욱이에게는 ‘막무가내 내가내가 공주’ 동생 한별이가 있다. 한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한욱이에게는 억울한 일이 많이 생긴다.

14페이지에 그려진 삽화를 보면 한욱이에게 한별이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다. 부모님은 늘 ‘우리 한별이’만 찾고, 한별이는 막무가내로 떼쓰고 한욱이가 하고 싶은 놀이는 꼭 방해한다. 그러다가 한별이를 울리기라도 하면 엄마는 이유도 묻지않고 무조건 한별이편만 든다.
학교에서도 이모집에서도 억울한 일이 생긴다. 학교에선 친구 시우랑 장난을 치다 싸움이 커져 벌까지 서게 된다. 이모집에선 사촌형이랑 말다툼을 하다가 몸싸움을 하게 되고, 엄하게 혼내는 아빠에게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다 아빠가 한욱이의 주먹에 맞게 된다.

한욱이의 부모는 고집만 세지고 제 맘에 안들면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한욱이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고민하다가 한욱이의 넘치는 힘을 다스리기 위해 한욱이를 태권도도장에 보낸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욱이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송판격파를 하다 실수로 친구 철민이의 코가 부러뜨렸다. 도장의 규율을 어겨서 부사범님과 함께 기합을 받았다.

집에 돌아온 한욱이는 부모님께 혼이 날까 두려웠지만 한욱이의 부모는 그런 한욱이를 꼭 안아주었다. 한욱이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준 부모님과 함께 기합을 받았던 부사범님의 마음을 알고 스스로 반성하며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한욱이는 철민이를 찾아가 사과하고 둘은 진정한 친구가 된다. 그 후 한욱이는 다른 친구를 다치게 할까봐 두려워 태권도를 그만두고 난타를 배운다. 난타를 배우며 연주의 재미도 느끼게 되었고 걱정과 스트레스도 떨쳐버렸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귀 기울이게 된다. 난타를 배우며 한욱이는 많이 변했다. 양보할 줄도 알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며 속마음도 잘 표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동생과 똑같이 한욱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초등학교 남학생 중 이런 아이들이 종종 있다. 장난처럼 친구들을 툭툭 치곤 그 아이가 화내면 도리여 ‘장난친 것 같고, 왜이래?’라며 화를 내거나 때린다. 가르치는 아이 중에 한욱이와 같은 상황인 아이가 몇 명 있다. 동생도 있고, 또래아이들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세다. 늘 장난처럼 친구를 툭툭 치지만 친구들은 아파한다. 친구가 아파하면 장난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얘기하지만 언제나 제자리. 왜 그러는지 물어보면 늘 묵묵부답. 그 아이의 속마음을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은근슬쩍 이 책 한번 읽어보라고 건네주니 제목을 보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받아들더니 구석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 한참 후 다 읽었다면서 책을 돌려주었는데 얼굴을 쳐다보니 눈 주위가 빨갛다. 아무말 하지 않고 그 아이를 보냈다. 아마 그 아이는 한욱이와 자신의 처지가 비슷하여 감정이입이 된 것 같다. 한욱이의 주변사람들처럼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어 속상했을지도 모르고.
책 한권 읽었다고 그 아이의 행동이 지금 당장 변할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씩 한욱이처럼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표현할 줄 안다면 그 아이의 거친 행동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