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
최철호 지음 / 지식공방 / 2017년 9월

일기를 쓰라고 할때마다 아이들은 늘 이렇게 말한다.

"맨날맨날 똑같은데요?"

"쓸 게 없어요."

나도 어릴때 똑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막상 이럴 땐 어떻게 말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글쓰기 연습을 할 때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일기쓰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기쓰는 방법을 잘 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가르쳐주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는 이런 부모나 선생님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장점 중의 하나는 구성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기는 왜 쓰는지, 글감, 주제, 앞으로의 계획, 첨삭지도까지 일기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내가 어렸을 땐 일기에 흔히 쓰는 날씨표현을 '맑음' '흐림'등 단순하게 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책엔 날씨 표현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활용하니 이 책대로 연습을 하면 글쓰기 실력이 많이 향상될 것 같은 믿음이 든다.

이 책은 구성이 깔끔하다.

대체로 소단원에 제목이 있고 바로 아래 개요짜기가 있다.

그 아래에는 실제 아이들의 일기를 예시로 그걸 주제에 맞게 수정한 후 고쳐쓴 일기가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장에는 고치기전과 고친뒤의 글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페이지에 제시되어 있다. 

이 부분을 자세히 읽어보면 일기쓰기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고친 뒤의 일기가 고치기 전보다 확 달라져있음을 느낄 수 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해지고, 내용연결이 자연스러우며 훨씬 더 생동감이 넘친다.

이런 식으로 몇번 고쳐 쓰다보면 아이들이 저절로 글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두번째 장점은 친절하다는 점이다.

어른용 책이지만 매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마치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듯 실제 아이들이 쓴 일기로 일기쓰는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다.

고학년 아이들이라 어떻게 일기쓰기를 가르칠까 고민이 많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고민이 해결됐다.

영재만큼은 아니더라도 일기쓰기를 통해 글쓰기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일기쓰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조선 건국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라!

조선 건국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라! ㅣ 멍박사와 코파고의 역사 연구소 1
이광희.손주현 지음, 박양수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라임 / 2017년 8월

'조선 건국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라!' 이 책은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달쏭이라는 아이가 보낸 명박사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이 책은 시작된다. 조선 건국의 주인공이라면 나도 이 책 주인공인 '반짝반짝 역사 연구소'의 명박사처럼 '이성계'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조선을 세운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성계 혼자서 이 큰 대업을 이룰 순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걸 알려준다. 반짝반짝 역사 연구소의 인공지능로봇 '코파고'를 통해.

책의 역사적 범위는 당시 고려의 상황부터 이방원 집권기까지이다. 역사적 상황 속 조선 건국의 진짜 주인공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이 세 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조선 건국 전 고려의 상황과 그들의 성장과정, 그리고 조선 건국 과정에서 그들이 어떤 역할을 했으며, 또 이들 사이에 관계와 주변 인물들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박사님이 내 옆에서 조곤조곤 설명하듯이, 그리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조선 건국과정을 쉽게 설명해준다. 상세한 설명에 재미있는 캐릭터의 삽화까지 더해 역사의 재미까지 알려준다. 중간중간 코파고의 역사정보 대방출 코너를 통해 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역사적 사실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토론거리와 이야기거리가 있다. 책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이 세명 중 조선건국의 일등공신은 누구인지, 고려말 당시 요동정벌은 가능했을지의 여부 등에 대해 토론을 해보면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만약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급진개화파보다 온건개화파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정도전이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것 같다.

기대하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조선 건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조선 건국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라' 이 책을 읽고 역사에 대한 재미를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나의 첫 수채화 캘리그라피

나의 첫 수채화 캘리그라피 - 사랑스러운 수채화와 감성적인 손글씨가 만나다
이명선 지음 / 경향BP / 2017년 9월

어릴때부터 미술을 좋아해서인지 이런 책들에 늘 관심이 많다.

다른 그림은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는데, 수채화는 늘 어렵게 느껴진다.

시골이라 수채화를 배울 기회가 없으니 더 그런 것 같다.

캘리그라피는 몇년전부터 관심이 있어 독학으로 연습 중이다.

수채화의 농담조절, 그러데이션, 번짐, 색 겹침이 이렇게 예쁜지 처음 알게 되었다.

너무 예쁘다. 무언가 산뜻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많이 든다.

원래 유화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으로 연습하면서 수채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나의 첫 수채화 캘리그라피'는 내가 관심있는 수채화와 캘리그라피를 모두 연습할 수 있는 책이다.

앞페이지에는 재료소개부터 이 책에 어떤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여 그렸는지 설명되어 있다.

part2부터는 주제별로 수채화캘리그라피가 소개되어 있다.

꽃, 음식, 소품 등등 다양한 주제로 그림 한컷한컷 올 칼라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어떤 색을 사용하였는지 색깔도 제시되어 있다. 

난이도는 적절한 편이다. 비교적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조금 실력이 있어야 따라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도안도 복잡하지 않아 좋다.

책의 뒷페이지에 부록으로 도안도 첨부되어 있는데, 연하게 복사해서 채색하면 된다.

연필자국이 보기 싫을까봐 붓으로 그냥 책을 보고 천천히 따라그렸는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이 책의 도안들은 수채화 그림과 캘리그라피 모두 붓으로 쓸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주제 중 비교적 쉬운 것부터 연습했다.

종이는 내가 좋아하는 머메이드지에 책에 나온 설명대로 차근차근 하나씩 그려보았다.

생각보다 농담 조절하는 것이 되게 어려웠다. 

색칠하면서 번져서 모양이 찌그러질까 걱정도 되고, 조마조마했다.

무엇보다 색겹침이 진짜 어려웠다.

농담조절을 잘 못하면 겹쳤을 때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서 책에서처럼 예쁘지가 않았다.

그래도 틀릴까봐 실수할까봐 집중해서 따라했던 것 같다.

다 완성하고 나니 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수채화와 캘리그라피에..

되게 재미있게 되게 설레었다.

수채화보다 캘리그라피가 좀 더 어렵긴 하다.

다른 사람이 글씨체를 따라써야하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

수채화와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돌돌 말아 김밥

돌돌 말아 김밥 ㅣ 그림책이 참 좋아 42
최지미 지음 / 책읽는곰 / 2017년 9월

밥, 김, 단무지, 당근, 달걀, 햄, 시금치 하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김밥을 떠올린다.

소풍때 먹는 맛있는 김밥.

하늘색 배경에 김밥재료들이 저마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 웃고 있다. 

표지가 너무너무 예쁘다. 그래서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라면 좋아할 색으로 그려져 있어 더 좋다.

'돌돌 말아 김밥' 은 쉽게 말해 김밥의 탄생설화같은 책이다. 

살랑살랑 실바람이 불고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날

기분이 좋아진 김군은 바람동산으로 소풍을 떠난다.

가는 길에 만난 여러 친구들과 함께 그곳으로 간다.

밥보와 단무지씨, 시금치양, 햄맨 등등

이 책은 글보다는 삽화가 더 눈길을 끈다. 글을 읽지 않아도 삽화만으로도 내용을 추측할 수 있다.

작가가 디자인 전공에 일러스트를 배워서인지 삽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김군은 미역줄기같은 나무가 있는 바닷가에 산다. 빨랫줄에 검은 색 옷만 걸려있다. 

밥보는 전기밥솥집에 밥그릇 자동차, 밥풀 묻은 주걱나무가 심어져있다. 

달걀지단은 프라이팬 보트에 산다. 

각각의 김밥재료들이 사는 곳을 찬찬히 살며보면 재미난 것들이 많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요즘 아이들말로 꿀잼이다. 

드디어 김밥재료들이 바람 동산에 다다랐을 때 어디선가 샛바람이 불어와서 그들은 동산아래로 굴러갔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런 스타일의 그림책 처음 읽어보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쓰여져 있다.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혼자 오니?

혼자 오니? ㅣ 사계절 그림책
정순희 그림, 김하늘 글 / 사계절 / 2017년 7월

'혼자 오니?' 이 책은 책표지때문에 선택한 책이었다.

양손에 유채꽃 줄기와 나뭇가지를 들고 노란 유채꽃밭을 열심히 헤쳐 걸어오는 꼬마 남자아이.

노란 티셔츠와 무릎부분을 덧댄 바지를 입고 검정 고무신을 신은 꼬마 아이의 옷차림은 어릴적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까까머리와 옷차림이 어릴 적 남동생의 모습과 너무도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끌렸던 책이다.

나는 보통 삽화와 글을 한 작가가 모두 표현한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 그런 생각을 버렸다.

이 책은 삽화와 이야기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한마디로 둘의 조화가 완벽하다.

'혼자 오니?'는 꼬마아이가 혼자 집에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꼬마아이의 이름은 경이.

형이랑 놀다가 어느 순간 형이 보이지 않아 경이는 혼자 집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늘 형이랑 함께 집에 갔는데, 혼자 집에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송아지를 만지는 것도, 개울물을 건너는 것도.

늘 형이 해주었는데, 함께였는데.

하지만 경이는 스스로 형과 함께 했던 것을 경험해본다.

민들레꽃씨도 불어보고, 찔레순도 따보고, 대나무숲길도 혼자 지나고.

집에 다다랐을때 '히유-'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경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형없이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뼘더 자란 경이가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어릴 때 친구집에 동생과 함께 갔다가 동생이 혼자 집에 올 수 있나 몰래 숨어서 엿보곤 했었는데, 

담벼락이나 나무에 숨기도 하면서.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내 기억속에서 잊혀졌던 옛 추억들이 떠올라 나도 몰래 미소가 지어진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져온다. 그림책을 읽고 이런 기분이 들다니..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라 참 좋다.

쌀쌀한 가을하늘 아래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혼자 오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