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오니?

혼자 오니? ㅣ 사계절 그림책
정순희 그림, 김하늘 글 / 사계절 / 2017년 7월

'혼자 오니?' 이 책은 책표지때문에 선택한 책이었다.

양손에 유채꽃 줄기와 나뭇가지를 들고 노란 유채꽃밭을 열심히 헤쳐 걸어오는 꼬마 남자아이.

노란 티셔츠와 무릎부분을 덧댄 바지를 입고 검정 고무신을 신은 꼬마 아이의 옷차림은 어릴적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까까머리와 옷차림이 어릴 적 남동생의 모습과 너무도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끌렸던 책이다.

나는 보통 삽화와 글을 한 작가가 모두 표현한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 그런 생각을 버렸다.

이 책은 삽화와 이야기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한마디로 둘의 조화가 완벽하다.

'혼자 오니?'는 꼬마아이가 혼자 집에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꼬마아이의 이름은 경이.

형이랑 놀다가 어느 순간 형이 보이지 않아 경이는 혼자 집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늘 형이랑 함께 집에 갔는데, 혼자 집에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송아지를 만지는 것도, 개울물을 건너는 것도.

늘 형이 해주었는데, 함께였는데.

하지만 경이는 스스로 형과 함께 했던 것을 경험해본다.

민들레꽃씨도 불어보고, 찔레순도 따보고, 대나무숲길도 혼자 지나고.

집에 다다랐을때 '히유-'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경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형없이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뼘더 자란 경이가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어릴 때 친구집에 동생과 함께 갔다가 동생이 혼자 집에 올 수 있나 몰래 숨어서 엿보곤 했었는데, 

담벼락이나 나무에 숨기도 하면서.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내 기억속에서 잊혀졌던 옛 추억들이 떠올라 나도 몰래 미소가 지어진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져온다. 그림책을 읽고 이런 기분이 들다니..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라 참 좋다.

쌀쌀한 가을하늘 아래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혼자 오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