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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투성이 제아 ㅣ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최정인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 이마주 / 2017년 6월
평점 :
'일투성이 제아'는 믿고 읽는 황선미 작가님의 신작이다. 그래서 무조건 기대가 됐다.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재투성이 아이, 신데렐라가 생각났다.
새엄마와 언니에게 구박을 받는 아이의 이야기라 상상했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제아는 친부모와 살고 있다.
거기에 동생 셋까지.
'일투성이 제아'는 초등학교 5학년 제아의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제아는 신데렐라처럼 일을 많이 한다.
청소, 설거지 등의 집안일, 동생 돌보기 등등 할 일 투성이다.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별로 없다. 제아는 그런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
나도 맏이라 제아의 마음에 공감이 많이 갔다.
요즘 제아같은 초등학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제아주변엔 단짝친구가 있다. 유치원때부터 친구인 수연이와 5학년이 되어 새로사귄 지혜.
늘 셋은 붙어다닌다.
지혜네 집에 초대된 어느 날 제아는 바쁜 부모님때문에 가지 못하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친구와 점점 멀어지고, 제아도 친구때문에 많이 속상해한다.
사춘기여자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일상들이 이 책에서도 펼쳐진다.
여자아이들 특유의 '패거리'문화. 제아와 친구들은 나쁜 짓을 하진 않지만 그 무리에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 속마음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면 싫어하고, 집착도 하면서 자존심도 세우고, 괜히 짜증나고 싫어지고..
그런 와중에 제아는 주변의 친구들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다.
같은 반 친구인 연주와 다영이, 폐지줍는 할머니, 열린책방에서 만난 은조, 도우미오빠와 언니들.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제아는 친구에 대해 그리고 새로 관계를 맺은 사람들에게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제아는 한뼘 더 성장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가족에 대해서도, 그리고 친구에 대해서도..
솔직히 처음부터 재미있진 않았다. 두장 읽다가 접고, 다시 두장 읽다가 접고...
손수레를 밀어준 고마움에 폐지줍는 할머니가 제아에게 '재투성이 아가씨'라는 책을 주는 장면에서부터 몰입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수많은 공주중에 가장 좋아한 캐릭터가 신데렐라였다.
그래서 제아도 아마 나처럼 그 책에 푹 빠질거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었다. 책을 덮으면서 '역시 황선미작가님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춘기 여자아이들의 심리묘사를 잘 풀어놓았다. 그 나이때의 아이들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이 본 오락 프로그램이야기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그 여자아이가 문득 생각났는데..
작가님도 같은 장면을 보았다고 하니 정말 신기했다.
그 여자아이가 안쓰러워 마음이 짠했었는데...아이의 엄마를 욕했었는데..
작가가 그 아이를 보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공감이 많이 갔나보다.
이 책을 읽을 때 우리반 여자아이가 자기도 빌려달라고 했었는데, 자신있게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꼭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춘기 여자아이들이 딱 좋아할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