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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유령 ㅣ I LOVE 그림책
레모니 스니켓 지음, 리사 브라운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금붕어 유령' 은 책 제목 그대로 죽은 금붕어 유령의 이야기이다.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라 삽화도 밝은 톤의 그림책들과는 달리 약간 톤 다운된 푸른색이 주를 이룬다.
색깔이 주는 감정인지는 몰라도 책을 읽는 내내 차분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림책이지만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조금은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어릴 때 키웠던 금붕어가 생각난다.
관리를 잘 못했던 탓에 시냇가에서 잡아온 송사리처럼 금방 죽긴 했지만 내가 제일 처음 키운 동물이었다.
그땐 아무 생각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죽음을 생각하기엔 너무 어렸으니까.
금붕어 유령은 보통의 금붕어처럼 아이들의 방에 있는 어항에서 태어났다.
그 방엔 아무도 없었기에 친구를 찾아 날아간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도 보고 갈매기도 만나고 길거리의 사람들도 피서객들도..
아무도 금붕어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금붕어는 죽었지만 다른 살아있는 것들은 늘 그렇듯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바닷물 위에 수많은 생물 유령을 만나지만 금붕어 유령은 자신이 살았던 좁은 어항과는 다른 넓은 바다가 편치 않다.
그러다 자신처럼 친구가 생기기를 바라는 등대지기 유령을 만나 둘은 친구가 된다.
마지막 부분에 등대지기 유령과 금붕어 유령이 등대에 앉아 한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금붕어 유령'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려놓은 것 같다.
유령도 살아있는 사람과 똑같이 편안하게 지내고 싶고 마음에 맞는 친구가 필요한 것처럼 써놓았다.
살아있던 유령이 되었던 큰 변화없이 평소와 같은 일상을 바라는 모습으로 그려놓아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너무 슬프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이야기를 풀어간다.
죽음에 관한 책이라 조금은 기분이 다운되었지만 아이들에게 한번쯤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겪을 수 있는 이별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