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ㅣ 피카 그림책 24
피오나 카스웰 지음, 위 룽 그림, 김여진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5년 6월

*FiKa junior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엑 그려진 바닷가 배경에 첨벙첨벙 뛰어노는 두 남자아이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첫 장을 넘기면 바다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 그림이 나온다.

바다를 좋아하기에 이 그림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이 책은 주인공 남자아이와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옆집 아이의 특별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옆집에 사는 아이의 특이한 행동을 지켜보곤 한다.

그 행동은 바로 바람을 핥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아이의 엄마는 함께 바닷가에 갈 것을 권유한다.

그 아이의 모습은 범상치 않다. 해드폰을 끼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등 바닷가에 가는 동안에도 그 아이는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다.

처음엔 바람을 핥는 아이가 금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보통의 말썽쟁이 남자아이와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래서 조금은 장애가 있는 아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의 마지막에 나온 저자의 말부분을 읽고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 아이는 조개껍데기를 줍거나 조약돌로 성을 쌓는데, 옆집 아이는 바다를 향해 돌을 던진다.

둘은 너무나 다른 성향이다. 함께 놀 만도 한데, 각각 따로 논다.

그러다 여느 아이들처럼 스스럼없이 함께 어울리게 된다.

바닷물에 첨벙첨벙 뛰어노는 두 아이의 즐거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두 아이는 바닷 바람을 핥는다.

너무도 행복한 표정으로..

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읽게 되었는데, 잔잔한 여운이 있는 이야기라 뇌리에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주인공 남자아이와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강추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조금은 그들을 이해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 도난 사건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 도난 사건 ㅣ 민주 시민 그림책
윤예림 지음, 정문주 그림 / 풀빛 / 2025년 6월

*풀빛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 도난 사건’

표지에 그려진 제목 아래에 돋보기를 들고 탐정처럼 보이는 고양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탐정이 나오는 추리물을 좋아하기에 비슷한 류의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막상 읽어보니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라 당황스럽긴 했다.

이 책은 냐우루에 있는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에서 돈봉투가 사라지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담고 있다.

냐우루는 고양이들의 나라다. 살기 좋다고 소문이 나 다른 동물들도 많이 살고 있다.

냐우루 고양이들이 가장 인기있는 음식은 바로 고등어 크림 우동이다.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는 늘 손님들로 넘쳐난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 사장이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돈봉투가 사라졌다.

범인을 잡기 위해 고양이 사장은 냐우루에서 가장 유명한 형사를 부르고, 가게 직원들은 모두 용의선상에 있다.

이 가게 직원들은 모두 다른 나라에서 이사 온 동물들이다.

사장은 직원 중에 범인이 있다고 의심하며 형사에게 그들의 장단점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특히 사장은 직원들의 단점을 말할 때 그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가득 담아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다.

돈봉투 사건을 들은 일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에서 온 동물이라는 이유로 저마다의 편견을 가득 담아 유언비어를 자아낸다.

삽화는 명랑만화같은 분위기인데, 내용은 무거워 더욱더 감정이 가라앉는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형사는 범인을 찾아낸다.

드디어 알게 된 범인의 정체에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다.

특히 돈봉투 도난 사건 이후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의 모습에 씁쓸함이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저런 가게가 계속 장사가 잘 될 수 있는지...

마치 인간 세상의 모습을 반영한 것 같은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처음엔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너무나 마음이 무거웠다.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림책 ‘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 도난 사건’을 아이들에게 강추한다. 기존에 아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견을 되돌아보고 편견없이 세상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월간 개똥이네 놀이터 2025.5

월간 개똥이네 놀이터 2025.5 - 이백 삼십 네번째
보리 편집부 지음 / 보리 / 2025년 5월

*보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른들이 보는 잡지는 종류가 다양한데, 아이들이 보는 잡지는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다.
'개똥이네 놀이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잡지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 듯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야기를 가득담아 놓았다. 목차도 놀이터를 표방하여 자연놀이터, 생각놀이터, 이야기놀이터, 우리들놀이터 등 총 4개의 주제로 제시되어 있다.
자연놀이터의 테마는 바로 자연이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자연과 관련된 내용을 사진과 삽화. 만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설명하거나 소개하고 있다. 개망초로 꽃반지나 꽃 머리띠를 만드는 활동이나 새활용 만들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놀이터는 역사, 과학실험, 학교폭력 등 아이들이 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요즘 아이들은 재미만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진지함이 다소 부족한데, 생각놀이터를 통해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야기놀이터는 연재만화와 연재동화, 고전동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들이다.
마지막 우리들놀이터는 독자엽서에 채택된 작품과 개똥이신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독자솜씨자랑코너라고 보면 된다. 개똥이신문은 어린이 기자들이 쓴 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신문이라 아이들의 글솜씨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잡지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는 경우가 많은데, 개똥이네 놀이터는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주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개똥이네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강추한다.
흥미롭고 즐거운 책 속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

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 ㅣ 미래그림책 197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수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6월

*미래i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에 그려진 멋쓱한 표정의 오빠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여동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

이 책은 남매 사이의 갈등과 우애를 그린 이야기이다.

주인공 오빠에게는 여동생이 한 명 있다. 여동생은 오빠 껌딱지에 울보다.

‘껌딱지, 울보’

두 단어만으로도 오빠의 힘듬이 저절로 느껴진다.

형제 자매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상황들이 펼쳐진다.

뭐든지 오빠랑 함께 하려고 하고, 오빠가 하는 일을 방해하고, 거기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오빠 물건도 맘대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안돼!’라고 단호하게 말하지만 여동생의 무기 ‘눈물’ 공격을 퍼붓는다.

매번 떼쓰고, 매번 거절하고, 늘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늘 울보 여동생!

그러던 어느 날 오빠는 결심한다.

여동생의 부탁을 절대 들어주지 않기로!

그림에서 오빠의 단호함이 느껴진다.

처음으로 그의 눈썹이 올라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펼쳐진다.

마지막 반전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오빠에게 여동생은 귀찮고 얄미운 존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림책으로 아주 유명한 미야니시 다쓰야 님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내 최애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일상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의 귀염뽀짝한 삽화와 함께 풀어나가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그의 삽화에는 독특한 색깔이 있다.

누구나 따라 그릴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그림체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당긴다.

사람을 그릴 때 손 그리기가 제일 어려운데, 그는 아주 쉽게 해결한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인 주먹쥔 손모양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아기자기한 남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강추한다.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에게 읽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교사의 책 쓰기

교사의 책 쓰기 - 어쩌면 삶이 조금 쩔지도 모르는 책 쓰기 브랜딩
배정화 지음 / 밥북 / 2025년 5월

*밥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책과 관련된 동아리나 서평 카페에 참여하여 책을 자주 읽는 편인데, 가끔 교사들이 지은 책을 접할 때가 있다. 교직 생활을 하며 책을 쓰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교사의 책 쓰기’

이 책은 책 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한 필독서라고 보면 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은이가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는지, 책을 어떻게 쓰면 되는지, 초보 교사 작가를 위한 책 쓰기 비밀노트 등의 내용이 있다.

작가는 자신의 학창 시절부터 현재 책을 쓰는 교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각각의 에피소드와 버무려 자신의 일상을 조곤조곤 알려준다. 지은이는 학창 시절 상은 몇 번 받았으나 글쓰기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재능이 있는 분 같다. 물론 수많은 노력과 퇴고의 과정을 거쳤겠지만 철학자의 명언이나 책 속 구절을 조화롭게 잘 인용하여 자신의 일화를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 재능없인 안되는 것 같긴 하다.

글 잘 써지는 나만이 아지트 찾기 관련 에피소드는 웃음을 자아낸다. 솔직히 작가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멋진 서재나 숲 속이나 한적한 바닷가의 주택이니까...작가가 아니더라도 멋진 서재는 누구나 꿈꾸게 되는 것 같다.

‘홍대리와의 짜릿한 연애편’은 공감이 많이 갔다. 작가님의 아버지가 사 오신 문학전집이나 영화 러브레터 관련 에피소드는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학창시절 가난했던 우리집엔 그 흔한 동화책 한 권 없었는데, 친척분이 사주신 동화책 전집을 보며 작가님처럼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웬만하면 빼세요’편도 기억에 남는다. 글쓰는 습관과 관련된 지병에 관한 에피소드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나도 글쓰기를 할 때 습관처럼 쓰는 표현들이 있는데, 지박령처럼 잘 고쳐지지 않는다.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글이 꼬이거나 대체 표현을 찾다가 지치곤하는데 이런 습관들은 꼭 고쳐야 하며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자 이 책의 핵심포인트는 바로 4장, 책쓰기 비밀노트 편이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지 상세하게 알진 못했는데, 가장 초보 단계 장르와 주제 정하기부터 출판 후 홍보하기까지 책 쓰기 및 출간을 총 15단계로 나누어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줘서 더 좋았다.

글쓰기의 정석을 알려주는 책 ‘교사의 책 쓰기’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에게 강추한다. 작가님처럼 자신만의 책을 쓸 수 있는 기초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