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서 테레비젼을 보다가 열린음악회에 학교가 나왔다. 창학 100주년 행사를 하고 있었다. 특별히 내가 애교심이 있는건 아니지만, 이 재단의 중학교를 나오고 대학교를 나온지라 올해가 개교 100주년인지는 알았지만, 열린 음악회를 통해 보니 감개가 무량하기 보다는 총장님의 그 현란한 언론 플레이에 혀를 내두를수 밖에 없었다.
스승의 날이면 거의 모든 신문의 한장을 장식하는 우리 총장님의 섭외 능력이 다시금 실력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겠지...... 조교 시절 멀쩡한 교문 다 뜯어내고 새 교문을 대리석으로 바르는데 거의 20억원을 쓰는 우리 총장님의 배포에 기함을 했지만, 기금 조성에 일가견이 있으신지 테레비젼을 통해 본 학교는 내가 알고 있는 건물이 거의 없는 새로운 학교이다.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는게 싫은 건 아니지만 (솔직히 싫다기 보다는 낯설다.도무니 내가 다닌 학교같지가 않으므로), 학교의 발전은 새건물의 숫자나 외형이 아니지 않은가?
같은 재단의 중학교를 다닐때 모교출신의 할머니 학생주임 선생님께서 맨처음 하신 말씀이 예전처럼 시험쳐서 들어왔으면 이 학교 문턱에도 오지 못했을 학생들이 많을것이니, 학교에 누가 되지 않게 행동하라고 하셨다. 어린 마음엔 참으로 황당한 소리라 생각했지만, 이제 나이가 드니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그분들은 정말 학교를 아끼고 사랑 하신 분들이었다는것을....
학교가 외형적 발전에 연연하지 않고, 정말 내실있는 발전을 했으면 좋겠다.저렇게 학교를 사랑하는 선배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