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걸의 <황비홍>을 대학교때 선배 옵빠들의 꼬임에 암 생각없이 그냥 따라가서 보게 되었다.  별 기대도 없이 보여 준다고 하니까 그냥 쭐래쭐래 따라갔으나, 맨처음 장면에서 그 웅대한 주제가가 나올 때부터 빠져 들게 되었다. 당시에는 홍콩 영화들이 많이 개봉되었을 시기였고,  또 나도  그만그만한 영화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 중에서 이연걸의 황비홍은 달랐다. 카메라 트릭이나 CG 없이 그저 오롯이 강호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술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주었다. 지금도 그 주제가를 들으면 그 때의 그 느낌이 다시 생각난다.

황비홍 2나 3도 아마 테레비젼에서 해 준 것을 다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극장 큰 화면에서 본 것 만큼의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는 허리우드로 떠났고 여러 흥행 대작에도 나왔지만, 여전희 나에게 그는 <황비홍>  그 자체였다.

며칠전 이연걸이 우리나라에 왔다. 테레비젼 화면속으로 보이는 그는 더이상 스크린의 이연걸이 아니었다. 얼굴에 주름도 있는 마흔 넘은 중년 남자였다. 그는 이제 그의 마지막 무술 영화  <무인,곽원갑> 을 가지고 내앞에 나타났다. 황비홍에서처럼 그시대 그복장으로....이연걸처럼 변발이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이제 그는 더이상 강호인의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가 마지막으로 武人으로 찍었다는 <무인,곽원갑>을 극장속 큰 화면으로 보아주는 일이겠지....

무언가 또 한페이지가 접어지는 느낌이다. 날씨가 이래서 그런가?   요즘 아이들에게 <무인,곽원갑> 같은 영화가 통할까? 사람들이 많이 그의 그 아름다운 무술 솜씨를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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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2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비홍 너무 좋았죠. 그래도 소호강호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곽원갑이 끝이라니 참 아쉬워요~

Kitty 2006-02-2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연결 왕팬인데 우리나라에 왔군요!!
한때 중국어를 배울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던 이연결! 옛날 생각 나네요...

세실 2006-02-2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황비홍 참 재밌게 봤어요~~
잊고 있었는데.....한동안 이연걸을 많이도 좋아했었지요.
저도 대학때 본 기억이 나는데....음....

paviana 2006-02-2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 저도 아쉬워요..근데 액션 영화는 계속 찍어도 무술 영화는 더이상 못한데요.아름다운 퇴장이죠?

Kitty님 / 전 장국영이 좋아서 대학때 교양중국어를 배웠답니다.그래서 황비홍을 볼 때 아는 단어나 대사가 나오면 더 좋아했지요,ㅎㅎ

paviana 2006-02-2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 그새 오셨네요..저는 솔직히 말하면 보고 온날 꿈에 이연결이 출연했다니까요.ㅎㅎ
저도 대학교때에요.음 몇학년인지는 말 못해요..(먼산바라봄 )

Mephistopheles 2006-02-2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아당자강...기백이 팍팍 느껴지는 곡이였죠..^^

아영엄마 2006-02-2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나 역시 늙어가는구나... 싶어서 서글퍼져요..ㅜㅜ

아영엄마 2006-02-2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SKT1이 트리풀 크라운한거 아시죠? 경기도 보셨을테고(재방송 무지 해주더만요. 양방송사에서..^^;) 이제 최연성만 이기면 우후~~ ^^

paviana 2006-02-28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님도 그노래를 아시는군요..ㅎㅎ

아영엄마님 / 이연걸의 주름살이 마치 저의 주름살인양 맘이 아팠어요.ㅠㅠ
당근 생중계로 봤죠.ㅎㅎ 1경기 끝나고 어찌나 허망하던지.그 버그만 아니었음 그렇게 어이없이 밀리진 않았을거 같았는데..어찌됐건 이제 최연성은 받드시 이겨야지요.불끈 ^^

Mephistopheles 2006-02-28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은 가끔은 이메일을 뒤적이는 센스가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paviana 2006-02-28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자꾸 이러심 넘 고맙잖아요. (__) 님이 꼭 저의 벅스뮤직 같아요.^^
이런 옛날 음악을 어떻게 구하시는지 놀라울따름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2-2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음반협에서 돈받고 파일 보내라고 협박하겠군요..ㅋㅋ

날개 2006-02-28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인, 곽원갑> 광고를 얼마전에 봤는데.. 보고싶더군요..^^
울 옆지기랑 보러가자고 말은 해놓았건만, 과연 갈 수 있을런지.....

Mephistopheles 2006-03-0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곽원갑이라는 이름을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했더니..
이소룡 주연의 `정무문'이라는 영화에서 이소룡의 사부로 나오는 이름이군요.
정무문에선 독살되는 걸로 나오더군요..실존인물이라던데...^^

paviana 2006-03-0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맞아요. 그 곽원갑이랍니다.실존인물 맞고요..그새 조사를 다 하셨군요.ㅎㅎ
날개님 / 님도 이연걸 세대 맞군요..저도 보고 싶은데 과연 보러 갈 수 있을지..왕의 남자도 아직 못 보고 있어서리..^^;;

paviana 2006-03-0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 황비홍 좋다고 한 모든 분들이 다 30대군요.나이는 못 속여요.ㅎㅎ

paviana 2006-03-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흘러간 시대라니요. 아직 흘러가고 있는 세대랍니다.^^

paviana 2006-03-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흘러간 시대라니요. 아직 흘러가고 있는 세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