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님
너무 해요.어제 제가 글 올라온거 읽었을때는 저한테 넘긴다는 말 분명히 없었단 말이에요..ㅠㅠ

요즘 올라오는 첫키스 글들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도무지 첫키스의 기억이 없는것이다. 이런 낭패스러운 일이 있다니...대신 첫 입맞춤의 기억만 또렷할 뿐.물론 그거나 이거나 별반 차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이해해주신다면 고마울따름이다. 2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은 이 페이퍼에서 나가시길..ㅋㅋ

대학교를 졸업한 해인 23살 3월초쯤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우르르 몰려서 만나는 남자친구녀석들이 몇몇 있었다. 2월에 생각지도 않게 a라는 친구에게 고백을 받게 되었다. 그전까지 난 a의 화려한 여성편력이야기 듣는것을 상당히 재미있어하며 술을 마시는 사이었는지라,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거기다가 남자가 잘생기면 인물값을 한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겼는지라 이제까지 알아온 남자들중에서 제일 잘생겼던 (당시에 깃발날리던 장동건보다 낫다는 생각을 쪼금은 했다.물론 지금은 장동건이 100만배쯤  멋지다고 할수 있다) a가 그런 말을 하자 기쁘다기 보다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아주 쬐금은 좋았다.

즉답을 못해준 나는 a와 만나는 친구들 중  한명인 b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게 되었다. a가 딱히 싫지도 않았지만, 그의 진심이 약간은 의심스러웠기 때문에 b에게 의논하고 싶었다. 만나서 한참을 이야기를 들어주던 b는 a와 만나지 말고 자기와 만나자는 그때로서는 (지금이라면 별 걱정거리도 아니지만)  폭탄발언을 나에게 했다. 이를테면 혹떼러 갔다가 혹 붙이는 상황이랄까....

그당시 철없던 나는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서 이러다가 내가 초딩때부터 친한 친구들 사이를 다 망가트릴지도 모른다는 지금으로서는 우습기 그지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은 거의 화를 내면서 둘다 안만나 라는 선언을 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연대에서 신촌 기차역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b는 바려다 주겠다고 내 뒤를 따르고 있었고, 그러지 말고 잘 생각해서 자기와 만나자는 말을 했다. 갑자기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가 왜 좋은 친구를 한꺼번에 2명이나 잃어야 한다는 둥의 소녀적 감상에 젖어 있던 난 길에서 울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라  연대에서 기차역가는 길에 사람이 좀 많은가...흐르는 눈물을 어찌할바를 모르면서도 사람들이 혹시 내가 남자한테 채여서 우나 보다는 오해를 받는게 싫었던 나는 바로 옆의 골목안쪽으로 들어가서 울기 시작했다. 음 이골목 아직도 생각난다.

내가 마구 울자 당황했던 b는 우는 날 살며시 안아주었고 그  포옹을 푸는 순간 살짝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었다...아주 잠깐... 아무말도 못하고 난 울음을 그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고, 그 입맞춤 때문이었을 것이 아마 80 %가 넘었을 듯 하지만, 몇번의 망설임과 왔다갔다하는 마음 속에서 b와 사귀게 되었다.

첫키스도 그후 b와 했었는데 , 이상하게도 그 기억은 별로 없다. 아마 길에서 한 그 첫 입맞춤이 키스이상의 의미였기 때문일거다.


휴 ~~~ 숙제 끝.

이렇게 어려운 숙제 남에게 넘기기 싫으니 자진해서 하고 싶은 분들 하세요..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날개 2005-11-02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로맨스소설 읽는 기분이어요~!!+.+

paviana 2005-11-0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elly님 / 짜릿하셨다니 다행이네요..넘 별게 없어서 마태님만 아니었음 아마 쓰지도 않았을거에요..

날개님/ 로맨스 소설치고는 별 재미가 없죠.ㅎㅎ

마태우스 2005-11-0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역시 미인은 경쟁이 치열하군요. 그럴 거면 나랑 사귀자고 한 b의 말이 히트입니다^^ 숙제 감사합니다.

가시장미 2005-11-0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언니 ^-^ 추천입니다요! 이렇게 솔직하게 밝혀주시니. 너무 좋아요~~

paviana 2005-11-0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 미인은 아니구요..그게 왜 친구따라 강남가는 분위기 였을겁니다..그런거있잖아요..

가시장미님 / 써넣고 보니 별거는 없는데, 그때는 왜그리 심각했는지...추천은 이런글에 하라고 있는게 아닌 것 같으이..^^

2005-11-04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5-11-0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찾이 무에 그리 중요한거라고요..전 아주 처음에 즐찾한 서재에서 하나도 안 늘었어요..즐찾이 많아지면 브리핑이 좌르륵 뜨자나요..그럼 못보고 지나치는 글들도 생기고..그러니 넘 신경쓰지 않아도 되요.ㅎㅎ글구 전 글 많이안써요..주로 여기저기 읽고 다니는것을 좋아하지...(실은 글이 전혀 안되요 -_-)

검둥개 2005-11-0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혹떼러 갔다가 혹 붙이는 상황이랄까" 너무 재밌어요. 근데 더 잘 생긴 a군이 은근히 불쌍해요. 그러니까 일테면 b군은 순전히 파비아나님을 중간에서 가로챈 거잖아요. ㅎㅎㅎ 그 분 운이 무척 좋으셨군요 :-)

paviana 2005-11-0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잘 생긴 A군은 여전히 잘 만나고 있어요..저의 영원한 술친구지요.^^

검둥개 2005-11-10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두 영원한 술친구 겸 미남이 있으면 좋겠어요. 아우우우우 @.@
*^^*

paviana 2005-11-1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친구랑 연애안한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그럼 혈맹술친구가 없을뻔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