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삼실에서 제일 이뻐라 했던 남직원이 회사를 그만 두었다.더 나이가 들기 전에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그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이 시민운동 비슷한  새로 만들어지는 단체에 들어가는 일이다.내가 몸담고 있는 이바닥도 안정된 곳이 아니고 박봉에 시달리는 곳이지만, 그가 새로 몸담게 될 곳도 이곳 못지않게 힘든 곳일지라 정말 내동생처럼 걱정된다.  인연일지 내동생은 우리와 상관없이 남직원의 누나와 일때문에 서로 알고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다.세상이 넓어 보여도 한다리만 건너면 다 알듯한 사람들로 연결된 사회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그청년은 정말  착실하고 기본을 무척 많이 넘는 훌륭한 인간성의 소유자이다.그가  10년뒤, 혹은 20년뒤 더 공부하고 더 훌륭해져 지금의 그 심성을 그대로 유지해 내앞에 다시 나타났음 한다. 그가 원하는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위치가 되서..

어제는 그래서 송별회를 했다. 소주를 마시고, 폭탄주를 마시고 양주를 마시고 맥주를 또 마시고,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라 하는 뜨거운 정종을 마셨다. 모 그래봤자 다  2-3잔 씩이지만...

그를 위해서 들국화의 <축복합니다>를 멋지게 불러 주었는데, 그 청년이 노래를 고른다고 책을 보느라 내노래에 집중을 안해줘서 살짝 삐졌었다.

참 어제 나도 드.디.어  홍대 주차장 골목의 떡볶이를 먹었다. 마태님 말씀대로 명불허전이었다. 술마시고 먹는 떡볶이의 참맛을 나도 느껴 보았다.  어제 홍대앞을 12시쯤 걸었다녔던 분들은 혹시 어쩌면 연하의 잘 생긴 (잘 자란데다 심지어 잘 생기기까지 하다.어찌 이뻐 안 할 수 있겠는가)  청년과 손 잡고 다닌 나를 봤을지도 모른다. 음 하핫하 !!

 그렇게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집에 왔건만, 집에 오니 술이 다 깨서 말짱해지고 잠도 안왔다.집에 와서 깨는 술이란 너무 허망하고 슬프다. 우리집이 워낙 멀어서 안 깰래야 안 깰 수가 없지만 ㅠㅠㅠ

다들 같이 마시고 같이 헤어졌건만,  한시간 40분 걸려서 택시타고 버스타고 다시 택시타고 간 나도 나와있는데, 아직도 출근을 안하고 있는 우리 삼실 사람들 몇몇..난 참으로 궁금하다.다른 회사들도 회식하고 술 마니 마신 날은 회사에 늦게 출근해도 되는지.....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삼실 몇몇 사람들이 이상한건지 회식은 회식이고 출근은 출근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건지...

 

special thanks를 주옥같이 훌륭한 노래를 불러줘서 어제의 우리 밤을 밝혀준 자우림의 김윤아양에게 보낸다. 그녀가 없엇다면 도대체 우리는 노래방에서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할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검둥개 2005-08-1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와서 술 깨면 참 허전하죠. 제가 대학 내내 그랬다는 거 아닙니까. 집에 와서 또 나발을 불 수도 없고 밤에 화장실 가다가 아버지랑 마주치면 큰일날까봐... ㅎㅎ
근데 파비아나님, 직장은 달라져도 꽃미남과 계속 홍대앞에서 손잡으심 뭐 안되나요? ^^ 된다에 한 표! :)

BRINY 2005-08-1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대단한 결심을 한 청년이로구만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물만두 2005-08-1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되시겠죠^^

paviana 2005-08-1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정개님 / 님도 집에 와서 술 깨면 허전해하시는군요..전 그 때 기분이 더러워서 술마시는거 싫어해요. 글구 꽃미남이랑 손잡은건 제가 2차 끝나고 도망가려니까 그 청년이 못가게 붙잡고 다니느라 그런 겁니다 .그 청년도 보는 눈이 있는데, 설마 저랑 손잡고 다니는게 좋겠어요? ㅋㅋ

BRINY님 / 그쵸 ..대단한 결심이죠..저도 그래서 나중에 후원회 들어준다고 했어요.

물만두님 / 님까지 걱정해주시니 잘 될겁니다.정의는 승리하겠지요..

마늘빵 2005-08-1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청년이 관심갖고 있는거 아녀요? 그래두 손잡고 다니는건 함부로 못하는데 ㅋ

paviana 2005-08-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 하하 그청년이 제 막내동생보다도 어립니다..술 마시고 약간 취한상태에서 한 행동이었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저에게 항상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건실한 청년이 설마 애인이 없겠어요? 이제 더이상 안 본다 생각하니 이제까지 안 부리던 어리광을 한번 부리고 싶었던게지요..ㅎㅎ 어쨌든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

마태우스 2005-08-1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떡볶이집을 감시했어야 하는건데... 근데 님이 노래부르실 때 주목 안한 건 나쁘다고 봐요.

paviana 2005-08-19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 그러게요..떡볶이 집 근처에서 잠복하셨음 4차도 갈 수 있었는데..아깝네요..제가 노래를 별로 잘 부르지 못해서 주목을 못 받는답니다..

2005-08-22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