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차를 사면 생활필수품이고, 네가 사면 사치품이다.
내가 중형차를 몰면 수준에 맞는 것이고, 네가 몰면 과소비다.
내가 차를 갖고 시내에 들어오면 업무상 불가피한 것이고, 네가 하면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불필요한 행위다.
나의 끼어들기는 차선 변경상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너의 끼어들기는 얌체운전이다.
나의 과속은 운전 솜씨가 좋은 것이고, 너의 과속은 난폭 운전이다.
나의 불법 주차는 주차장 부족이 원인이고, 너의 불법 주차는 준법 정신이 희박한 탓이다.
내가 세차를 하는 건 도시 미관을 밝게 하는 것이고, 네가 세차를 하는 건, 개인의 편의를 위한 환경오염이다.
- 박호근, <굿바이 정신으로 살아라> 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