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판이 부활하고 있다. 엄밀하게 문고판이라기보다는 요약과 적은 분량의 책들이다. 200쪽을 넘지 않고, 20cm 이사 길지 않는 책, 손에 딱 잡히는 책이다. 책은 읽고 싶으나 너무 두꺼워 인내심이 폭발한 지경의 책들은 읽지 않는다.
범우사, 문고판의 최고봉. 그들이 다시 사람들의 손에 잡히고 있다고 한다. 범우사의 특징은 이미 있는 책, 요약된 책, 가벼운 책, 그리고 획일적인 디자인. 마치 펭귄판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범우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소유, 그리고 윤동주 시집. 그러나 무소유는 절판. 법정이 입적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지 말라고 유언해서 이제 출판되지 않는다. 구하기 힘든 책이다. 중고로만 나오는 책인데 그나마 중고도 많지 않다. 아마도 소유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리라. 나도 가지고 있지만 팔지 않는다.
세 번째 책은 애들러 <독서의 기술>이다. 애들러의 본책, 그리고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의 기술>은 두껍고 증보판이다. 그런데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난 두 권 모두 가지고 있다. 범우사는 쉽고 빠르게 읽힌다.
그런데 표지가 다르다. 출판 년도 때문일까? 아니면 책의 종류 때문일까?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둘다 괜찮아 보인다. 문고판의 부활이 무엇을 의미할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다시 일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참을 수 없는 읽기의 가벼움 때문일까? 적어도 나는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