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학계는 미국파와 독일파가 나눠져있는 것처럼 보인다.
써내는 책을 보면 따로따로니까. 윤이상 연구는 독일에서 공부한 학자들 결과물이 많고 요즘 관심을 끄는 인류학쪽은 미국유학파가 많은듯.
여하튼 내가 다니는 학교는 음악학이 한참 뒤쳐진 곳인데다 유럽파가 거의 없는 학교라 이 책 두권이 내겐 이곳 교수들에게서 들어보지 못한 정보를 준다. 2권 시학은 주요작곡자별로 되어있어서 간편한데 1권 역사·미학은 연대순 설명과 미학흐름에 따른 설명을 따로 했는데 비슷한 책 두권을 한 권으로 붙여놓은 것같이 불편하다. 미학 부분에서는 차라리 학자별로 나누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긴, 같은 저자의 독일미학자 네명 연구서가 있는걸 봤다. "아도르노, 크나이프, 달하우스, 다누저" 라는 제목. 또 1권은 "음악미학"이라는 1999년 책과도 내용이 겹친다.
독일에서 공부한 학자들 책을 읽고 미국 학교에서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은 그 책들의 참고문헌이 독일어 원어이다보니 그걸 영역본으로 찾아읽어야 정확한 단어를 영어로 인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엔 아무리 인용문헌 페이지까지 알려줘도 소용이 없다. (게다가 간혹 오타인지 오보인지 잘못된 정보가 "음악미학"에 있었는데 가까스로 영어문헌 찾고 있던 내게는 아주 밉상이었다 (스트라빈스키 시학 7판 서문을 9판 서문이라고 해서 그거 찾느라....).
가장 아쉬운점은 역사, 미학, 시학 어느 곳에도 음악 인류학에 대한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 사회학, 인류학쪽은 전통적으로 영국이 강한데 영국에서 공부한 음악학자의 책을 한국에서 본 적이 없다. 독일은 여전히 작품위주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