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같아선...
아름다움이라는게 삶의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같다.
아름다움이라는 파편을 붙잡을 수 없다면 하루하루를 지탱하기 어려울거다.
가난 (혹은, 물질)과 아름다움이 내 삶의 과목이 되지 않을까.
거기에 연주자라는 역할의 의미를 찾으면...
연주든 논문이든 삶이든... 목적은 모두 같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일.
그 중 연주자는 아주 상징화되어 전방에 서있고
삶이라는 형식으로 아름다움을 보여내는 것은 가장 궁극적이고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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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글을 올리고는 늘 바로 최근 페이퍼로 간다. 같은 시간에 새로 글 올린 이들 서재에 가보려고.
가서 나처럼 처음 시작해 외로운 사람인 것같으면, 그리고 글이 마음에 와닿으면 친구하자고 하려고...
그런데 잘 없다.
며칠 했는데 벌써 같은 사람 서재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 모르는 사람들만 많던 곳인데 점점 사람들이 익는거다. 여기도 다른 모임들과 마찬가지로 활발한 사람은 정해져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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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종소리에서,

1. 여자와 남자는 사랑한다. 여자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는 언젠가 이혼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여자의 생각을 남자도 어렴풋이 느끼고있다.

2. 남자는 자기가 다니던 회사가 사정이 좋지 않은중에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우트된다. 세상 눈으로 보면 잘 된 일이다. 하지만 남자는 점심시간마다 전 회사에 가서 옛동료들과 점심을 먹는다. 두 회사가 사활을 건 경쟁에 들어가면서 남자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죽어간다.

3. 여기에 덧붙여진 상징은 새이다. 집 베란다에 둥지틀고 새끼낳아 키우는 새. 새끼 새들이 둥지를 떠났을때 남자도 세상을 떠난다. 새처럼 가벼워져서.

4. 그런데 제목은 왜 종소리지? 종 얘기가 한 번이라도 있었나? 이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일까? 내가 요즘 많이 하는 생각. 결국 내가 너였고 네가 나였다는... 내가 나인건 잠깐의 우연일 뿐.

널 위해 떠난다는 구속이 없는 사랑은 늘 나를 의아하게 만든다. 그게 지극히 이타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너와 나의 이기심과 따로됨을 인정하는 것같아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이유로 나를 떠나려고 한다면 나도 소설속의 남자처럼 아플 것만같다. 너를 위해... 라는 말의 허구.

반대로 자기만 살겠다는 세상의 경쟁. 나만을 위해라는 말의 허구야 말해 무엇해. 물론... 내 남편은 말한다. 내가 먼저 살고 보겠다는건 인간의 본능이고 당연한 심리다, 그걸 기반으로 세상은 발전해왔다. - 나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아픔으로 몸이 아픈건 진실하고 아름답다.
마음이 그렇게 한결같이 아플 수 있다는 것도.
보통사람들에게 잘 없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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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목사님이 상기된 목소리로 딸이 하버드에 들어갔다며 행복해하셨다.  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은 처음 본 것같았다. 자식이 좋은 학교 가서 기뻐하는 모습은 인지상정인데도 나는 마음이 편칠 않아서 설교시간에 화장실에 가 앉아있었다.

우리 부모님이 떠올랐다. 누가 그 집 아이 어느학교 다니냐고 물으면 금방 대답을 못하시고, 얘가 원래는 몇등을 하곤 했는데 그게 어찌저찌 되어서....길고 긴 변명 내지는 부연설명 내지는.... 뭐 그런걸 쭈욱 늘어놓으시던... 나는 그걸 보면서 한편으론 반항하고 한편으론 자학했다. 언젠가는 나도 하버드란델 가보고 싶다고 몰래 생각하면서,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가 크면서 걔는 나처럼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서 자유롭게 행복하길. 아버님은 엊그제 손녀랑 통화하시면서 한국말도 잘 못하는 여섯살짜리에게 크면 하버드 가야한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어려서부터 꿈을 갖게 해야한다고.  나는 이제 지겹고 지쳤다. 

지난 달에 지도교수가 학위를 그만 두라고 말했다. 다들 경제가 힘들어서 학생을 줄여야하는 실정이다,  이번 5월까지 끝내지 못하면 내보내라고 대학원본부에서 그러는데 보아하지 못끝낼 것같다, 그러니 그만둬라.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해서 한줄씩 두줄씩 논문을 쓰고 있다. 교수 사무실에 놓고 온 초안들을 교수는 읽어보지도 않고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있다. 제 시간에 못끝낼 일에 시간을 버리기 싫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계속 쓰고만 있다. 내가 바로 패배자구나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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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학계는 미국파와 독일파가 나눠져있는 것처럼 보인다.
써내는 책을 보면 따로따로니까. 윤이상 연구는 독일에서 공부한 학자들 결과물이 많고 요즘 관심을 끄는 인류학쪽은 미국유학파가 많은듯.
여하튼 내가 다니는 학교는 음악학이 한참 뒤쳐진 곳인데다 유럽파가 거의 없는 학교라 이 책 두권이 내겐 이곳 교수들에게서 들어보지 못한 정보를 준다. 2권 시학은 주요작곡자별로 되어있어서 간편한데 1권 역사·미학은 연대순 설명과 미학흐름에 따른 설명을 따로 했는데 비슷한 책 두권을 한 권으로 붙여놓은 것같이 불편하다. 미학 부분에서는 차라리 학자별로 나누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긴, 같은 저자의 독일미학자 네명 연구서가 있는걸 봤다. "아도르노, 크나이프, 달하우스, 다누저" 라는 제목. 또 1권은 "음악미학"이라는 1999년 책과도 내용이 겹친다.
독일에서 공부한 학자들 책을 읽고 미국 학교에서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은 그 책들의 참고문헌이 독일어 원어이다보니 그걸 영역본으로 찾아읽어야 정확한 단어를 영어로 인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엔 아무리 인용문헌 페이지까지 알려줘도 소용이 없다. (게다가 간혹 오타인지 오보인지 잘못된 정보가 "음악미학"에 있었는데 가까스로 영어문헌 찾고 있던 내게는 아주 밉상이었다 (스트라빈스키 시학 7판 서문을 9판 서문이라고 해서 그거 찾느라....).
가장 아쉬운점은 역사, 미학, 시학 어느 곳에도 음악 인류학에 대한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  사회학, 인류학쪽은 전통적으로 영국이 강한데 영국에서 공부한 음악학자의 책을 한국에서 본 적이 없다. 독일은 여전히 작품위주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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