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견딜 수 없는 이들로부터 위대한 창조적 업적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창조하는 인간도 언제까지고 혼자된 상태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 아프다. 혼자됨이 논리적으로 곧 고독을 함축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고독, 즉 일종의 쓸쓸함, 아픔으로 변한다.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나는 혼자됨 속에서 언제까지나 버티고 있어야 할 것인가? 인간은 고독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주체성과 창조적 업적을 위해서, 고독한 수도원, 암자, 연구실에서 나와 인간 공동체의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가정, 고향, 시장으로 돌아가 대중적이 되어야 할 것인가? 공동체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인간미의 포기, 즉 고독의 감수라는 대가를 치룬 '위대함'이라는 성취가 얼마나 가치가 있으며, 떠들썩한 시장 속에서 고독을 전혀 모르고 지낸 인생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