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11



 케임브리지 시절은 즐거웠지만 관리직 교수들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학장은 새커리Thackeray의 소설 '영국 속물 열전Book of Snobs'에 묘사된 그대로였다.. "주로 30년 전 오늘만 해도"라든가 "100년 전 오늘 피트 씨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혹시 기억하는가?" 따위의 말로 시작하여, 역사에 언급된 정치인들이 얼마나 위대하고 선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역사 속 일화를 들려주곤 했다. 내가 수학 졸업 시험에서 7위로 1급 합격자가 되었을 때 보내온 편지에 그의 서간문체가 잘 드러나 있다.



 친애하는 B. 러셀군



 이처럼 큰 일을 달성하여 우리를 얼마나 기쁘게 해주었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네. 내가 해로 학교에서 라틴어 산문 부문 5위 상을 자네 부친의 손에 쥐어준 게 불과 33년 전 일이건만, 이제 또 그의 아들이 우리 칼리지에서 높이 평가될 만한 뛰어난 수학 성적을 기록하여 그의 모친과 아들을 축하해 주게 되었으니.



...



p.112



 언젠가 트리니티 학장 숙소에 아침 식사를 하러 갔는데 마침 그의 처제 생일이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살라고 축복한 다음에 그가 말하기를, "그러고 보니, 처제, 딱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기원전 404년]만큼 살았군." 그녀는, 그 기간이 얼마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바라는 이상으로 길지나 않을까 우려했다.



+ 으하하핫. 이 책을 이렇게 소리내 웃으면서 읽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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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벽을 쌓는 일로 말하자면 올해 쌓아도 될 일이고 내년에 쌓아도 될 일이고 10년을 쌓아도 될 일이지만 백성은 하루를 굶겨도 안 되고, 이틀을 굶겨도 안 될 것이며, 한 달을 참고 지내라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 자전거여행2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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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1
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촘스키 세상의 권력에 대해 말하다'를 읽고 촘스키를 좀 더 접해보려고 골라든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촘스키 세상의 권력에 대해 말하다'와 큰 차별성이 없는 책이다. 미국, 자본주의, 지식인, 거대 기업, 제 3세계 국가들에 대한 압력, 모든 것에 대해 촘스키는 여전히 혜안을 가지고 있지만 그 혜안을 살짝 훔쳐보는 것은 '촘스키 세상의 권력에 대해 말하다' 한권으로도 충분하다. 넓은 행간을 줄이고 한권으로 묶어서 나와도 될 책을 두 권으로 살짝 부풀려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더구나 '촘스키 세상의 권력에 대해 말하다'와 세권이 묶음으로 이벤트 중인 것도 그다지 반갑지 않다.

 두번째 책을 사느니, 번역이 개떡같아서 내팽개쳤던 숙명의 트라이앵글에 다시 도전하는 편이 낫겠다. 물론 이 책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비슷한 밀도를 가진 대담 형식의 책이 이렇게 많이 나올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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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닝 초보자의 도전! 래리 킹 라이브
CNN 출판부 엮음 / 다락원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뉴스듣기를 통해 영어공부하는 것이 적성에 안맞는 사람이 선택해볼 만 하다. 천변일률적인 완벽한 발음의 백인 남녀의 끝도 없이 재미없는 뉴스를 듣다보면 지겨워서 견딜 수 없는 사람. 목소리도 그렇고 발음, 억양 모두 다양하게 들어 있다. 책에서도 너무 많은 설명을 하려고 하는 편이 아니라 지겹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보통 초보자를 위한 책은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초보자' 딱지를 떼면 물려주거나 처분하게 되는 책과 두고 두고 생각날 때마다 볼 수 있고 볼 때마다 새롭게 읽을 만한 부분이 있는 책. 이 책은 초보자 때는 조금은 도전정신을 가지고 임해야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문득 문득 맘 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드라마와 뉴스의 중간 쯤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재미는 드라마보단 덜하고 뉴스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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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Best Columns
양형철.정득권 지음 / 넥서스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The world best columns 라고 해서 영어 그 자체 뿐 아니라 영미권 시사를 읽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거다. 여러 신문들의 칼럼을 골고루 실었지만 칼럼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 칼럼이 타임즈에서 나온 칼럼인지 가디언에서 나온 칼럼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무난한 칼럼들 뿐이다. 칼럼을 읽은 것은 단지 잘 쓴 영문을 읽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단어 한번 풀어주고 드문드문 잘라서 거칠게 해석 해주고 통틀어서 세세하게 해석 한번 해주고 단계적으로 친절하게 해설해준다. 책 크기나 두께에 비해 칼럼 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몇번 연속해서 읽다보면 좀 과잉 친절 같이 느껴져서 차라리 칼럼 몇편 더 실어주지 하고 바라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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