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11



 케임브리지 시절은 즐거웠지만 관리직 교수들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학장은 새커리Thackeray의 소설 '영국 속물 열전Book of Snobs'에 묘사된 그대로였다.. "주로 30년 전 오늘만 해도"라든가 "100년 전 오늘 피트 씨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혹시 기억하는가?" 따위의 말로 시작하여, 역사에 언급된 정치인들이 얼마나 위대하고 선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역사 속 일화를 들려주곤 했다. 내가 수학 졸업 시험에서 7위로 1급 합격자가 되었을 때 보내온 편지에 그의 서간문체가 잘 드러나 있다.



 친애하는 B. 러셀군



 이처럼 큰 일을 달성하여 우리를 얼마나 기쁘게 해주었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네. 내가 해로 학교에서 라틴어 산문 부문 5위 상을 자네 부친의 손에 쥐어준 게 불과 33년 전 일이건만, 이제 또 그의 아들이 우리 칼리지에서 높이 평가될 만한 뛰어난 수학 성적을 기록하여 그의 모친과 아들을 축하해 주게 되었으니.



...



p.112



 언젠가 트리니티 학장 숙소에 아침 식사를 하러 갔는데 마침 그의 처제 생일이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살라고 축복한 다음에 그가 말하기를, "그러고 보니, 처제, 딱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기원전 404년]만큼 살았군." 그녀는, 그 기간이 얼마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바라는 이상으로 길지나 않을까 우려했다.



+ 으하하핫. 이 책을 이렇게 소리내 웃으면서 읽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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