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Zeppelin - The Song Remains The Same - [할인행사]
Led Zeppelin / 워너브라더스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취향이나 생각이 비슷해서 틀림없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권했는데 상대방의 반응이 미적지근할 때, 십중팔구는 세대를 의심해봐야 한다. 80년대를 살아온 사람과 90년대를 살아온 사람은 아무리 공통점이 많아도 어쩔 수 없는 감성 차가 있게 마련이다.

이 클립은 그런 감성 차를 가장 극단적으로 느끼게 한다. 나름대로 레드 제플린의 팬이지만, 음향이나 화질 등의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이젠 웬만한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영상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조잡한 편집이 신경에 거슬리는 것을 넘어 감상을 방해하는 수준이다. 같은 공연의 곡 사이사이에 밴드 멤버들이 연기하는(혹은 밴드 활동을 제외한 일상 생활을 담은) 짤막한 영상물이 삽입되어 있어 흐름을 끊는 것이 기본으로(앞 뒤 곡들과 영상물은 의미 상 전혀 관계가 없다), 레드 제플린의 음악적인 면이나 인간적인 면 어느 쪽도 매력을 느낄 만큼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 몇 분마다 스팟 광고가 끼어드는 엠티비보다 산만해서, 레드 제플린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웬만하면 권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밴드에게 원하는 것은 순수한 음악 그 자체라는 걸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너무 자주 잊어 버린다. 순수 공연 장면 외에 부가적으로 곁들인 양념들이 그 당시에는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었을 지 모르지만, 대중의 입맛은 세월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특히 양념에 있어서는 원재료보다 훨씬 더 변덕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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