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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 곽재구 산문집
곽재구 지음 / 톨 / 201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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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했던가, '아는 것만 보인다'했던가.
신문에서 '타고르'의 기사를 발견했다.
예전 같으면 그냥 흘려 봤을 기사인데 단번에 나의 시선을 확 잡아챘다. 

올해는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의 탄생 15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3층 아시아관에서 그의 회화 작품과 관련 도서를 소개하는 전시 '타고르의 회화 The Last Harvest(마지막 수확)'를 마련했다.(11월 27일까지)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타고르가 우리나라를 위해 지은 시 '동방의 등불'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은 타고르를 시인으로 기억하지만 그는 사실 시뿐 아니라 소설, 연극, 음악, 무용, 회화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한 종합예술인이었다고 한다.
시인이 아닌 '화가' 타고르를 만나보고 싶다면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보면 되겠다.
어쩌면 그 곳에서 곽재구 시인을 우연히 만날지도 모를 일^^ 

곽재구 시인의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은 벵골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며 타고르의 모국어인 벵골어를 익혀 타고르의 사랑스러운 시편들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하고 싶어 떠난 여행의 기록이다. 

곽재구 시인의 인도 이름은 '쫌빠다'이다.
벵골어로 '쫌빠'는 챔파꽃이고, '다다'는 아저씨를 뜻한다.
'다다'를 사람 이름 뒤에 붙일 때는 '다'를 한 번만 쓴다.
그러니 '쫌빠다'는 '챔파 아저씨' 라는 뜻이다.
타고르의 시 <챔파꽃>을 좋아하는 시인에게 아주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벵골어를 배우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 그런지 이 책에는 벵골어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멜라(축제), 릭샤(자전거), 바따쉬(바람), 숫자 10(도쉬), 20(비쉬), 30(뜨리쉬), 다다(아저씨), 디디(아줌마), 노코(종이배)....
참 재미있는 건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벵골어를 어느 정도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처음 언급하는 벵골어 옆에는 친절하게 한국어를 표기해 놓는다.
그런데 그 단어가 두 번째 나올때부터는 오로지 벵골어로만 쓴다.
그러니 어쩌겠나.
기억력 나쁜 나로서는 적어 두는 수밖에. 
독자에게 벵골어를 가르쳐주는 참 고마운 작가이다.ㅋㅋ

타고르의 꿈과 이상이 고스란히 남은 산티니케탄에서 벵골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곽재구 시인의 모습이 정말 편안하게 느껴졌다.
꽃 한송이, 나무 한 그루 쳐다볼 여유도 없이 매일 시간에 쫓겨 허덕이는 나에게 큰 위안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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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1-09-30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곽재구가 인도에 가 있었군요. 이 책 빌려주세요.

엘리자베스 2011-09-30 09:23   좋아요 0 | URL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