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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 201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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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딸아이 영어수업때문에 자생적으로 생긴 엄마들 모임에서 한 엄마가 말했다.
"난 요즘 잘생긴 젊은 남자들 보면 괜히 기분이 좋더라."
그 순간 은희경의 글이 떠올랐다.
때마침 가방속에 책도 있었고.
살짝 읊어줬더니 모두 고개를 끄덕끄덕 "맞아, 맞아" 난리다. 

잘생긴 남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어느 추운 날. 

자주 가는 작은 찻집이 있어요.
테이크아웃 커피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구석자리에서 책을 읽던 청년이
무심히 고개를 들어 나를 봐요. 앗, 내 타입. 

뜨거운 종이잔을 한 손에 들고
한 모금씩 마시며 골목을 걷는데
입에서 계속 입김이 후, 후. 

잘생긴 남자들에게 부탁하건대
어렵지 않다면
누구에게든 가끔 눈길을 던져주세요.
음, 도움이 된답니다. 하하하.
(19쪽) 

ㅋㅋㅋ '어렵지 않다면'에서 빵 터졌다.
이 한 편의 글로 은희경 작가를 조금은 알게 된 느낌이다. 
왠지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 살살 온다. 

은희경 작가가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구성도 없고 일관성도 없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 연재하면서 그날그날의 사소한 일상과 변덕스러운 심정을 털어놓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참 매력적인건 '나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냥 되는대로, 잘 쓰려고 하지 말고(잘 쓸수도 없고) 그렇게 내 생각을 적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은희경.
일 년 중 사흘 정도는 어른스러워지는.
여러 사람 있는 자리에서 침묵을 못 견뎌 말을 많이 하게 되고, 돌아와선 늘 후회하는.
만지기만 하면 고장을 내는 이상한 손을 가진.
좀처럼 질문을 하지 않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는 너무나 인간적인.
좋게 말하면 평화주의자, 달리 말하면 현실주의자, 이중인격자, 소심한 자, 혹은 친절한. 

너무나 나와 닮은꼴인 은희경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힘을 얻는다. 
그녀가 쓴 열 권의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소년을 위로해줘>부터 읽어야겠다. 
도저히 궁금해서 못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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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1-09-3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은희경 작품 거의 못 읽었는데 좋아는 해요. 이 책도 빌려주세요.

엘리자베스 2011-09-30 09:25   좋아요 0 | URL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