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유치원을 스스로 조기졸업(?)한 울아들.
겨울동안 울아들이 한 일은 엄마와 누나가 종이로 위의 것들을 만드는 것을 옆에서 감시, 감독하는 것이었다.
본인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아! 또 있다.
외출하면 어김없이 북새통에 들려 만들기 할 것은 없나 두루두루 살피는 것과 짬짬이 '해피 페이퍼' 사이트에 들러서
다음 만들기 할 것을 찜해놓는 부지런함이 있다.
지금도 옆에 와서 구시렁댄다.
'황제펭귄'은 언제 살 거냐고...자기는 만들지도 않으면서...
울아들의 특징 중 하나는 무엇을 사든 그 시리즈는 다 사야 하는 것이다.
딸아이를 위해 '이현세의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를 1권부터 한 권씩 사기 시작했는데 딸은 다음 권을 그리 애타게 기다리는 것 같지 않는데 아들은 다음 권은 언제 오냐며 오매불망 기다린다.
마침 중고샵에 10권까지 있길래 모두 사게 됐다.
책이 도착한 날 아들은 1권부터 10권까지 거실에 한 줄로 늘어놓고 갖가지 재미있는 놀이를 혼자 한다.
일단 숫자세기부터 1, 2, 3, 4,......
다음은 시대순서 읊기.. 선사시대와 고조선, 삼국시대(상), 삼국시대(하), 고려시대.....
징검다리 건너기, 높이쌓기 등등
아들이 잠든 사이에 거실에 늘어놓은 책들을 딸아이방 책꽂이에 꽂아놓았다.
한잠 자고 일어난 아들이 내 책들이 어디 갔냐며 난리가 났다.
누나방 책꽂이에 꽂혀 있는 걸 보더니 급흥분한다.
내 책인데 왜 누나방에 갖다 놨냐고...
자기방도 없는 아들은 이 책들을 어디다 놓을까 잠깐 고민하더니
안방 자신의 잠자리 머리맡에 수북히 쌓아놓는다. 흐뭇해하면서...
아직도 6살이고픈 아들.
누가 몇 살이냐고 물으면 어김없이 아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원래는 7살인데 저는 6살이고 싶어요."
유치원에 가기 싫은 아들.
3월이면 병설유치원에 다녀야 하는데...
잘 적응해 줄 거라 이 엄마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