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순오기님이 보낸 <울기엔 좀 애매한>이 도착했다.(내가 이런 페이퍼를 쓸 날이 올 줄이야!)
겉표지의 제목을 보고 딸아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울기엔 좀 애매한? 무슨 뜻이야?"
"글쎄...울기엔 좀 뭐하고, 그렇다고 웃을수도 없는...뭐 그런 상황?"
딸아이는 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한 애매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TV로 눈을 돌렸다.
두시간 후, 수학 문제집 좀 풀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딸아이는 마지못해 낑낑대며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한 십 분쯤 지났을까? 수학 문제집을 들고 나오더니,
"엄마, 이 문제 안풀고 그냥 넘어가면 안돼? 이런 문제는 시험에도 안나온단 말야."
문제. 왜 1 2/4 + 1 2/4 = 3 인지 2가지 방법으로 설명하시오.
솔직히 이런 문제는 나도 싫다. 왜 굳이 2가지 방법으로 설명해야 하는 건지.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고 해서 잘 모르겠으면 답지 보고 그대로 적어보기라도 하라고 했다.
그러자, 딸아이가 하는 말.
"알긴 아는데... 그게 풀어서 쓰기엔 좀 애매...."
그 순간 딸아이와 나의 눈빛이 마주치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동시에 "풀어서 쓰기엔 좀 애매한~~~"을 외쳤다.
딸아! 이젠 <울기엔 좀 애매한> 이 무슨 뜻인지 감 잡았지?
난 책이 참 좋다.
이렇게 책 제목 하나로도 딸과 통할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