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발레리나 타냐
이치카와 사토미 그림, 페트리샤 리 고흐 글, 장지연 옮김 / 현암사 / 2001년 5월
절판


꼬마 타냐는 춤추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앨리스 언니가 무용복을 입고 발레 신발을 신으면
타냐도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벗었지요.
타냐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옷 중에서 가장 무용복스러운 것이
아마 여기 입고 있는 하얀 런닝에 하얀 팬티였나봐요.

엘리스 언니가 피루엣과 아라베스크를 연습하면 타냐도 똑같이(?) 따라했어요.
타냐는 특히 아라베스크를 무척 좋아했죠.

엄마가 '백조의 호수'를 틀고 엘리스 언니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출때면 타냐도 발레복을 입고서 슬픈 백조를 연기했지요.

이따금 타냐는 언니를 따라 갔어요.
하지만 무용실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창문에 매달려 까치발을 하고 안을 들여다 봤지요.

바로 이 장면!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랍니다.
큰언니가 새하얀 백조옷을 입고 발레슈즈를 신고 너무나 우아하게 춤을 출때 난 이렇게 짧은 커트 머리에 일명 개바지라고 불리는 남색바지를 입고 요렇게 창문에 매달려 춤추는 언니의 모습을 훔쳐 봤지요.

아주 중요한 발레 공연이 있던 날, 엘리스 언니는 분홍색 립스틱을 바르고 뺨에 빨간 연지를 발랐어요.
그 모습을 넋을 빼고 바라보는 타냐. 지금 타냐도 언니랑 똑같은 입모양을 하고 있겠죠?

타냐는 앞자리에 앉은 중절모를 쓴 아저씨 너머로 무대를 보려고 애썼어요. 아저씨가 얼마나 야속했을까.

공연을 보던 타냐가 어느새 손가락을 빨며 잠이 들어버렸어요.

공연이 끝나고 모두 집으로 돌아와 이야기하던 중, 누군가 '백조의 호수'를 틀자, 타냐가 잠에서 깨어났죠.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데 타냐는 발레복을 입고 혼자서 춤을 추기 시작했지요.
타냐는 플리에와 아라베스크를 추고, 쥬떼를 다섯 번이나 했어요.
가족들은 집안에 발레리나가 둘이나 나왔다며 모두 박수를 쳤어요.

아름답고 슬픈 백조를 연기한 타냐는 엄마 무릎 위로 올라가 지친 새끼 고양이처럼 다시 잠들었어요.

크리스마스 아침, 타냐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서 커다란 선물 꾸러미를 발견했죠. 바로 타냐의 몸에 꼭 맞는 무용복과 발레 신발이었죠.
이제 타냐는 엘리스 언니와 함께 발레 수업을 받으러 간답니다.

타냐는 그토록 바라던 발레 수업을 드디어 받게되었네요.
어릴적 나는 그냥 그렇게 창문 너머로 훔쳐보다 발레리나의 꿈을 접어야 했답니다. 떼도 써보고 울어도 봤지만 셋째딸에게까지 기회가 오지는 않더군요. 셋째딸의 비애죠. 흑흑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줘서 더욱 좋았던 그림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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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2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타냐,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셋째딸의 비애를 나도 좀 안답니다.ㅋㅋ

엘리자베스 2010-08-20 12:4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셋째딸? 방가 방가

꿈꾸는섬 2010-08-2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타냐...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네요.
저도 셋째딸.......그 맘을 알아요.^^

엘리자베스 2010-08-20 17:31   좋아요 0 | URL
와~ 섬님도 셋째? 셋째딸 모임 하나 만들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