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졸업생들 지금 뭐하고 있나요?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 - 대안학교를 꿈꾸는 학부모, 학생들을 위한 졸업생 15인의 리얼 보고서
김한성 외 14인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5월

간디학교, 양업고등학교,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한빛고등학교, 이우고등학교, 두레자연고등학교, 화랑고등학교, 세인고등학교, 동명고등학교.... 

이 책에 실린 대안학교의 이름들이다. 간디학교 외엔 들어본 적이 없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기숙사가 없는 도시형 대안학교인 이우고등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기숙학교이다. 무슨이유인지 이 책에는 각 학교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지 않다. 학교 사진과 위치정도는 알려주었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15명의 대안학교 졸업생들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삶에 주인공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의 품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그들이 깨우친것은 자유란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이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들어가서 깨우치게 되는 것들을 대안학교 아이들은 일찌감치 깨닫게 되는 것이다. 

또한, 또래들과 매일 부대끼면서 쌓아가는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기도, 주기도 하면서 그들은 성장한다. 실제로 졸업후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부분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대안학교 졸업생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자신의 학교를 끔찍히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후에도 학교를 못잊어 학교로 자주 놀러간다고 한다. 선생님들도 처음에는 반가워하다가 나중에는 또왔냐며 시큰둥해 하신다고 한다. 

반면, 대안교육이 대학입시 공부에는 비효율적이다 라는 것에 그들 대부분이 공감한다. 그렇기때문에 대학을 가기로 결정한 대안학교 학생들은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자발적으로, 자기주도적으로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고 한다. 

15명의 글 중 동명고등학교 졸업생 정병창 군의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중고등학교 시절 이미 조직폭력배에 소년원까지 다녀온 정군을 따뜻하게 품어준 학교가 바로 동명고등학교이다. 정군의 글을 조금 옮겨본다.

	나는 아직까지도 대안학교가 어떤 곳인지 이론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동명고에 다니면서 내가 느낀 것은 대안학교에 '학교 짱'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량학생들에게도 똑같이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그곳에서만큼은 내가 '사람' 취급을 받았었다. 그리고 부모님조차도 나를 믿어 주지 않을 때 나를 적극적으로 믿어 주었고, 나조차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었다.(중략)  나는 어떤 일을 하든 동명고라는 이름에 흠집을 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내가 학교에서 받은 것들을 후배들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부끄러운 나의 과거를 이야기할 용기를 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현재 태권도 사범인 정군은 현장 경험을 더 쌓은 후에 해외로 나가 태권도를 가르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물론 모교의 후배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은 기본이고)   

이런 대안교육이 왜 공교육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일까?  

묻는 내가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