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 프로젝트 5, 핀란드 교육혁명>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핀란드 교육혁명 - 39인의 교육전문가, 북유럽에서 우리 교육의 미래를 보다 한국교육연구네크워크 총서 1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총서기획팀 엮음 / 살림터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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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혁명>을 읽기 전에 딸아이와 함께 MBC다큐 <열 다섯 살의 꿈 2부 - 꼴찌라도 괜찮아> 핀란드 편을 함께 보았다. 

첫 장면부터 딸에게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PISA 관계자가 말한다. 

"한국의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인 것은 맞지만, 가장 행복한 아이들은 아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의욕이 낮다. 하지만 성적은 높다. 왜일까? 그것은 바로 '경쟁'때문이다." 

나를 또 한번 부끄럽게 한 것은 핀란드 중학생과 한국의 중학생의 하루 일과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 한국의 중학생이 방과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영어단어를 외우기 시작한다. 학원시험때문이다. 

6개이상 틀리면 학원에 남아 재시험을 봐야 한다. 재시험까지 보고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가 훌쩍 넘는다. 

그 순간 딸아이의 눈과 나의 눈이 마주친다. 그 중학생이 다니는 학원, 우리 딸도 다니고 있다. 

오후 3시 30분에 나가서 재시험까지 걸리면 밤 8시가 되어야 돌아온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4학년인데. 

딸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그만 다니라는 말을 못한다. 나라고 왜 핀란드 식으로 키우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기는 대한민국 KOREA. 



핀란드의 동화작가이자 화가 '토베 얀손'의 작품 '무민'동화는  인간사회의 축소판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총 9권의 무민동화는 전세계 33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얀손의 동화에 깔린 철학을 보면 우리는 누구나 서로 다른 존재이며, 서로 다름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동화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이 동화의 철학이 바로 핀란드의 교육 철학이다. 

핀란드의 교육혁명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종합학교(우리의 초,중학교)의 개혁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유아교육에 더욱 관심이 간다. 

핀란드의 유치원은 거의 모든 시간을 바깥에서 놀고 잠자고, 미술과 음악 같은 예술활동을 한다. 공부가 아닌 철저한 놀이에 기초한 유아기 학습을 강조한다. 

점심시간에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에 대해서도 어떻게 농약을 친 재료가 제공될 수 있냐며 여기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일년 전, 아들의 어린이집 설명회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어린이집 원장이 너무도 당당하게 '우리는 솔직히 유기농 재료로 음식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농협마트와 E마트에서만 식재료를 구입해서 쓸 것이다.' 라고. 어떤 엄마도 토를 달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원장에게 호감을 보이기까지 했다. 나도 그랬다. 

또, 핀란드에는 어린이 진료소라는 것이 있다.  

어린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여기에서는 의료적인 진찰이나 신체적 건강에 대해서 체크하고 치료하는 것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서 다양한 검사를 하는 것이 특별나다고 한다. 말하자면 학습지진아를 찾아내고 사전에 치료함으로써 나중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비용과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다.  

얼마전에 읽은 <행복한 엄마, 다른 별아이>가 떠오른다. 별이 엄마는 두 돌이 지나서야 별이가 뭔가 남다르다는 것을 직감하고 혼자서 별이를 고치기 위해 이 곳 저 곳을 찾아다녔다. 핀란드와는 사뭇 다르다.

교육의 기초는 유아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제목의 책도 있지 않은가?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라는. 고등학교 입시, 대학교 입시 정책만 자꾸 들쑤실것이 아니라 아래서 부터 차근차근 변화시키는 것은 어떠할까.

2009년 1월 39명의 교육전문가들이 8박 9일 동안 5차례의 세미나와 13개 학교와 기관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쓴 <핀란드 교육혁명>.  

일 년이 다 된 2010년 1월 10일에 이 책을 내게 된 이유를 머리말에 밝힌다.  

'탐방을 끝내고 일 년이 다 된 지금에야 이 책을 펴내게 된 것은, 탐방단 모두가 각 분야에서 우리 교육 희망 찾기에 몰두하느라 모이기가 쉽지 않았고, 원고 쓸 겨를이 없을 만큼 바빴던 분들이 많았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핀란드 교육을 우리의 시각에서 살피고 소개한 <핀란드 교육혁명>.  

좀 아쉬운 점은 39명이 쓴 글을 싣다보니 중복되는 내용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읽는 도중 나도 모르게 핀란드 교육에 대해 외워버리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게다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 오타 또한 책에 대한 믿음을 떨어지게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할지라도 틀린 글자가 자꾸 눈에 보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만 그런가?  

우리와는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핀란드. 그들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옳지 않지만 한가지만은 따라갔으면 하는 것이 있다. 모두 함께 가는 것,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안고 가는 그들의 모습만은 우리가 닮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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