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공정 조항이 있습니다. 도중에 제가 더 이상 수사를진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그때까지 모은 정보는 귀하가 가져갑니다. 만약 제가 정보를 주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이제껏 진행된 작업에 대해서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습니다." - P51

"아가씨는 보나 마나 내가 젊음을 질투하고 있다고 말하겠지.
우리 세대의 고질병이라고 말이야."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왜 젊음을 질투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거든요. 젊음은 특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똑같이 나눠 가졌던 거니까요. 남들보다 더 수월한 시대에, 혹은 더 부유하거나 특권이 있는 곳에 태어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젊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게다가 때론 젊다는 게 끔찍한 일이기도 하죠. 젊음이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기억하고계시지 않나요?"
- P86

 그는 당당한 인상 없이격식에 맞게 정중했는데, 그런 면에 코델리아는 다소 마음이 놓었다. 경사와의 면담이 쉽지는 않겠지만, 예쁘장하지만 끈질기에게 졸라내는 어린아이에게나 베풀 법한 응석받이용 특혜를 받고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가끔은 정보를 얻고 싶어 안달이 난연약하고 순진한 젊은 여자애 역할을 연기하는 편이 도움되기도했다. 버니는 그녀가 그런 역할을 맡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녀는 마스켈 경사가 애교보다 유능함에 더 반응을 보일 사람임을 감지했다. 코델리아는 유능해 보이고 싶었지만 지나치게 유능해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비밀은 그녀 혼자 간직해야 한다. 이곳에 정보를 얻으러 왔지 주러 온 게 아니니까. - P110

"그럴 뜻은 없었을 거예요."
"그게 더 나빠요. 무례란 언제나 의도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둔감하다는 뜻이니까요." - P139

코델리아가 문장을 마무리했다.
"여자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전혀 아니에요. 완전히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제 생각에직업은 무한한 호기심과 무한한 고통과 다른 사람 일에 끼어기 좋아하는 성격이 필요하니까요." - P170

"이사벨은 몹시 예민해요. 당신처럼 강하지 않다고요."
코델리아는 아름다운 여자는 모두 강하다고, 그렇지 않다면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이사벨의 신경은 코델리아와비교하면 오히려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혼자서 생각했다. 그러나 휴고의 환상에 맞서봐야 득이 된 게 전혀 없었다. ‘아름다움깨지기 쉽고 덧없으며 상처에 취약하다. 그러므로 이사벨의예민함은 보호받아야 한다. 강인한 사람들은 스스로 돌보면 된다.‘라는 믿음, 코델리아가 말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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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화음이 아름답게 들리려면 그 앞에 불협화음이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음악에선 화음과 불협화음이 공존해야 한다는거예요. 그래서 인생도 음악과 같다고요. 화음 앞에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거라고요."
...
"......지금 살아내고 있는 이 순간의 삶이 화음인지 불협화음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내가 화음 같은상을 보내고 있는지, 불협화음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일까."  - P132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복잡하면 복잡한 대로, 답답하면 답답한 대로 그 상태를 감당하며 계속 생각을 해봐야할 때도 있어." - P276

민준은 이제 그만 흔들리기로 했다. 흔들릴 때 흔들리기 싫으면흔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꼭 붙잡으면 된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커피를 붙잡았다. 마음을 비우고 커피에 집중했다. 마음을 열고 커피에 집중했다. 흔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붙잡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기 어디 내놓기에도 민망한 이런 평범한 생각이 민준에게 꽤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 P278

"주변 사람들,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해줬거든. 내가 말하지않는데도 눈치챘다는 듯 괜히 호들갑 떨며 위로나 걱정의 말을 건네는 사람이 없었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느낌이었어. 그러니까 내가 애써 나를 부연하거나 지금의 나를 거부하지 않게 됐던 것 같아. 나이가 드니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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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책이 되고,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출간되고 있다. 그중 두툼한 쪽수를 가지고, 만만치 않은 무게로 다가온 그림책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삶의 모든 색
리사 아이사토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42,000원 → 37,800원(10%할인) / 마일리지 2,1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12월 8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3년 05월 06일에 저장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BIB 출판영예상
조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12월 8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05월 06일에 저장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들
기예르모 데쿠르헤즈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0년 10월
17,500원 → 15,750원(10%할인) / 마일리지 87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23년 05월 06일에 저장

엄마- 다르지만 똑같은, 31명의 여자 이야기
엘렌 델포르주 지음,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23년 05월 0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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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 인생그림책 19
티모테 드 퐁벨 지음, 이렌 보나시나 그림, 최혜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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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그림책이 나를 부른다. 가방은 이미 무겁다.

 그래도 <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을 집어 들었다. 

 한 소년이 여름 방학을 맞아 열차를 타고 삼촌의 집으로 간다. 열차는 늘 여행을 상기시킨다. 검표원이 아이를 꼬마청년이라고 부른 게 복선일까? 

 아이는 안젤로 삼촌네 집에 온 것을 '매 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하고, 자전거를 타고 매일 매일 마을 끝까지 달리며 경계를 넗혀간다. 바다를 발견하고 물 속에 빠져든 순간, 바다 뒤에서도 큰 파도가 덮쳐온다. 에스더 앤더슨이라는 파도.

 글과 함께 따뜻한 파랑과 노랑의 수채화가 펼쳐진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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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은 달팽이 집 같았다. 가운데에는 집이 있었다.
나는 내선형 원을 그리면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까지 가려고 애썼다. 그러던 여름 어느날, 그 일이 벌어졌다.

처음 와본 곳이었다.
이 순간 이후, 모든 것이 영원히 달라질 거라는 걸느낄 수 있었다.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숨이 가쁠 정도로 뭔가 벅차 올랐다.
그러느라 가장 큰 파도를 보지 못했다.
깜짝 선물처럼 해변에 도착한 파도를.
에스더!!! 에스더 앤더슨

나는 파도는커녕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 삼촌 역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웬지 모르게 떨렸다. 추워서였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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