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참혹한 기억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서 ‘사실과는 다른‘ 혹은 ‘사실보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한 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

 나의 과거, 그러니까 누군가에 의해 이미 쓰인 이 이야기를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이야기를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이야기도 그 의미가 확정돼 있지는 않기 때문이고 그 덕분에 우리가 그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문학 이론가들은 그와 같은 독서가 작품을 다시 쓰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내가 주인공인 그러나 내가 쓰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그 이야기의 비평가가 되어 그 이야기를 창조적으로 해석하는 길뿐이다. 실용주의의 개념을 빌리자면 그것이 바로
‘재서술‘일 것이다. 파이가 소설가에게 자신이 경험한 일을 이야기로 만들어 들려줄 때 그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는 과거의 체험을 어떤 식으로건 서사화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저명한 실용주의자 리처드 로티는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1989)에서 자신의 과거를 바로 자신의 언어로 ‘재서술‘하는 행위의 중요성에 대해 열렬히 강조한 적이 있다.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비평가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삶이라는 이야기를 전적으로 자신의 뜻대로 쓸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운명 혹은 신이 쓴 이야기 속의 힘없는 주인공으로서 태평양 위를 표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어떤 감정의 순수한 원형 혹은 완벽한 전형이 존재한다는 생각이야말로 판타지의 핵심이다. 판타지는 현실을 혐오하게 만든다. 사랑의 판타지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사랑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는 아빠의 벨트를 맸고 엄마의 블라우스를 입었으며 삼촌이준 구두를 신었지. 이게 나야. 꽃이 제 색깔을 선택할 수 없듯이, 우리는 지금의 자신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어. 이것을 깨달을 때만 자유로워질 수 있고, 어른이 된다는 건 바로 자유로워진다는 거지." 이 문장은 내가 ‘살인‘이라고 요약한 성장 과정 전체를 ‘자각, 흡수, 탈출‘이라는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 설명은 완전하다. 그러나 이 눈부시게 당당한 내레이션에서 내가 이상한 슬픔을 느끼고 마는 것은 내 살인의 시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