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기억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서 ‘사실과는 다른‘ 혹은 ‘사실보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한 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

 나의 과거, 그러니까 누군가에 의해 이미 쓰인 이 이야기를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이야기를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이야기도 그 의미가 확정돼 있지는 않기 때문이고 그 덕분에 우리가 그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문학 이론가들은 그와 같은 독서가 작품을 다시 쓰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내가 주인공인 그러나 내가 쓰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그 이야기의 비평가가 되어 그 이야기를 창조적으로 해석하는 길뿐이다. 실용주의의 개념을 빌리자면 그것이 바로
‘재서술‘일 것이다. 파이가 소설가에게 자신이 경험한 일을 이야기로 만들어 들려줄 때 그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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