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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사토 신 지음, 돌리 그림, 오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을 자꾸 말하게 된다. 마법의 주문 같다.
아침에 아이가 걱정스런 얼굴로 쭈볏거리며 말한다.
- 숙제를 못해왔어요.
- 뭐 어때! 지금 금방 할 수 있지?
나도 웃고 아이도 웃는다.
미술시간 모둠친구들끼리 서로 얼굴을 그려주는데, 아이가 그려진 제 얼굴이 못생겼다고 엎드려 운다.
- 뭐 어때! 네 얼굴이 못생긴 게 아니잖아? 친구들 그림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어쩌겠니? 다음에 친구들 그림실력이 나아지면 다시 그려달라고 하자.
알아들었는지 그만 운다.
오후 상담이 잡혀있는데 10분이 지나도 학부모님이 나타나지 않으신다. 전화를 드렸더니 당황하며 갑자기 일이 생겨 연락드린다는 걸 깜빡했노라 하며 미안해하신다.
- (뭐 어때!) 그럴 수 있지요, 언제든 궁금한 거 있으시면 그때 편하게 연락주세요.
표지 그림의 적당씨 표정과 손동작을 따라하며 말해본다. 뭐 어때!
누가 보든 듣든, 뭐라 하든 말든, 이제 그만 눈치 보고
그래, 뭐 어때!
우린 걱정이 너무 많다. 다른 사람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 ‘해야 한다’가 ‘하고 싶다’보다 늘 우선순위인 삶은 너무 숨 막히지 않는가. 회사에서 점점 멀어지는 버스 안에서 평소와 다른 풍경에 너무너무 즐거워하는 적당씨의 표정을 보라. 그렇게 숨통 틔우며 살자. 작은 일탈로 우리의 견고한 삶이 무너지진 않을 테니...
적당씨의 삶이 정말 적당한 삶이 아닌가. 적절하게 당당한...^^ 적당히 살자! 뭐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