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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데부 - 이 광막한 우주에서 너와 내가 만나
김선우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2월
평점 :
당신이 작가이든, 작가가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삶이라는 작품을 써 내려가는 건 우리 누구에게나 지워진 무거운 운명인 동시에
창조적인 권능과 축복이니까요.
' 도도새의 화가'로 유명한 김선우님의 에세이다. 옥션에서 1억 1,500만원에 작품이 판매 되고, 스타벅스 협업으로 얼마 전 예쁜 MD로 유명했던,
그런 작품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길래 그릴 수 있을까? 궁금함에 읽어본 책.
도도새는 친적이 없는 모리셔스 섬에서 살아가며 나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나중에 인간이란 천적을 만났을 때 도망갈 수 없어 멸종을 맞게 되는 기구한 운명을 맞는다.
" 당신의 무한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라! "
도도새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작가님. 메시지 만큼 좋은 그림과, 글을 읽다보면 그림과 꼭 닮은 필체가 이 에세이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중간 중간 들어있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까지 좋아진다.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화가님을 역시 천재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글을 읽다 보니 매일 12시간씩 작업실에 출근하는 성실함과 자신을 믿고 행한 꾸준함이 이 자리까지 만들어 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작가의 취미인 달리기와 글을 쓰기 위한 꾸준한 루틴에서 그의 작품이 탄생했듯이, 김선우 화가님 역시 그의 꾸준한 루틴과 성실함에서 '도도새'가 탄생한 것이구나 생각하게 만든다.
거기다가 선한 글들,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 에세이 곳곳에 뿌려져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마지막으로 그림 그리는 일을 '삶을 계속할 수 있게'하는 생존 수단, 철학이라고 말하는 작가님의 글을 적으며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부족한 재능을 원망할 겨를없이 매일,
온 힘을 다해,
조금씩,
확실하게 해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게 있어 그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서평했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멈춰야만 하고, 그래야만 누군가는 지나갑니다. 이처럼 서로를 배려하는 잠시의 기다림이 언제까지나 그 길을 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 P63
서로의 속도가 같아지는 그 찰나의 번뜩이는 순간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만나게 된 거야.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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