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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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말을 쓰고,

 

뜨거운 밥을 먹고,

 

구슬픈 노래를 들었다.

 

그래도 네가 보고픈 마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이 책은 자녀를 향한, 그리고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의 노래이다.

 

한국인은 ''으로 사랑과 관심을 이야기한다.

처음만나도 "식사는 하셨습니까?"하고 묻고

헤어질 때 인사도 "언제 한번 식사라도 하자"이다.

 

"밥은 먹고 다니니?"하고 묻는 부모님의 말에는 한마디에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밥은 먹고 다녀라. 엄마에게 넌 세상이야" 엄마 박정윤은 자녀에게 이런 말을 한다.

"밥은 먹었어?" 내가 군에간 아들과 하는 전화통화에도 이 말은 빠지지 않는다. 너는 엄마에게 세상이 아니라 나의 일부이기에.

 

책에는 여러 요리 이야기가 등장한다. 박정윤 엄마의 특별한 레시피가 덧붙여있음은 물론이다.

그녀의 레시피가 나 또는 우리집의 레시피와 다르다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레시피라는 것은 그 사람이 지나온 역사같은 것이라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요리솜씨가 없다. 쉰이 넘어가는데도 혼자서 김치를 담아본 적이 없다.

직장인임을 핑계로 국이나 찌개와 밑반찬 한두가지를 간신히 만들고 있을 뿐,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여본 기억이 없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맛을 어떻게 기억할까? 맛도 별로고 가짓수도 없지만 매일아침 함께 앉아 먹었던 밥상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란 함께하는 것이라고 나는 늘 생각하고 있으니까, 함께였다는 따뜻한 기억이면 나는 족하다.

글쓰는 요리사 박찬일세프의 말처럼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그렇기에 엄마 박정윤은, 나는 오늘도 불위에 냄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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