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뭐 어때서?! 라임 어린이 문학 30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하비에르 바스케스 로메로 그림, 김지애 옮김 / 라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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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고요하고 집요하며 불의를 못 참는 통 큰 아이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책벌레, 애꾸눈, 전봇대...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과 따돌림을 당했던 아이들의 이야기.

어린이책이지만 조금은 무거운 내용을 재미있게 잘 다룬 책인것 같아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초,중생에게 추천하고 싶다.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때도 놀림이나 따돌림이 있기는 했다. 초등학교 다니는 6년동안 내 별명은 주로 '강아지'였다. 성이 '강'이기 때문이었다. "야! 너희들은 그렇게도 상상력이 없냐? 강씨는 모두 똥강아지, 박씨는 모두 똥바가지야?"항변해 보았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에게 별명을 하나씩 붙여주었다. 보다 창의적으로. 내가 지은 별명들은 때론 받아들여지고 때론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어쨋든 그때 놀림에 대한 나의 대응은 그랬다. 당당하게 맞서기.

그 시절 생각나는 친구가 한명 있다. 전학생이었는데 조금 뚱뚱했기에 아이들이 '뚱뚱이','돼지'라고 놀렸다. 그런데 그 아이의 반응이 놀라웠다. 그 애는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그래, 난 뚱뚱해. 그래서 뭐?"하고 되물었던 것이다. 놀리는 재미가 없자 아이들은 시들해져서 그 뒤로 그 아이를 놀리는 일이 없어졌다. 유달리 하얀 얼굴에 빨간 입술을 가졌던 그 친구는 오래 지나지않아 다시 전학을 가서 많은 기억은 없지만 그 때의 반응은 신선한 충격이어서 아직도 내 마음에 남아있다.

예전에는 놀림은 있었지만 따돌림이 심각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왕따'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길 정도로 괴롭힘이 심각해졌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SNS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과의 접촉이 오히려 절실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일까? 아무리 남의 눈 의식하지말고 당당하게 살면 되는 것이라고 해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계의 문제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겉돌던 아이들끼리 힘을 모아 서로 돕고 의지하는 모임. 어쩌면 소속감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들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르다는 건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

언덕느낌

이 책에서 고른 문장이 요즘 핫한 책의 문장과도 닮아서 가져와 본다.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작가로 산다는 것은 바로 그 '다름'과 '이상함'을

끝까지 추적해 생생한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김영하

네 말이 맞아. 알고보면 우리한텐 조금씩 다 이상한 점이 있어. 안그러면.....서로 어떻게 구별하겠어?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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