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달님만이
장아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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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전판타지소설입니다. '고전판타지로맨스'라고 쓰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뒷부분에선 '로맨스'가 나오긴 하지만 로맨스보다는 자매애에 더 중점을 둔 듯이 느껴져서에요.

역모죄로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자매는 섬에 버려져 살아가기 위한 투쟁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저대신 호랑이신부로 끌려가는 동생을 매정하게 보내는 언니를 보며 정말 매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니는 동생을 겁간하려다 호랑이에게 물려죽은 남편을 두둔하며 오히려 동생을 몰아붙이고, 살아돌아온 동생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끌어내기까지 하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걸까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절망해 버릴 때,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 같습니다.

언니 역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일찍 철든 탓에 부모님께 어리광도 부려보지 못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론 어쩔수 없이 마음없는 사람과 결혼해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아픈 자식이 마치 자신의 모습인양 하여 더욱 그냥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욕심을 부렸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너무도 억울하여 힘을 갖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 힘은 자신의 힘이 아니었고, 자기도 더 이상 자신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이 책에선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처럼 다정하고 친근한 모습의 호랑이가 나옵니다. 그리고 은혜 갚는 뱀도 등장하죠. 사람보다 더 사람의 품성을 지닌, 그래서 더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동물입니다.

고전의 탈을 빌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빚어낸 작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네 삶에서 고난은 끊임없이 닥치는 것이 아닌가. 바람에 맞서, 파도에 맞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 남아야 하지. 그렇지 않은가?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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